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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글로벌인사이트>황금알을 낳는 쓰레기, 브라질 소각장 사업이 뜬다
이정상 코트라 상파울루무역관 수출인큐베이터운영팀장
인구 2억의 브라질은 1990년대 연 1000%가 넘는 하이퍼 인플레이션을 극복하면서 꾸준히 경제가 성장해 세계 경제의 중심부로 진입하는데 성공했다. 과거의 브라질은 사회 계층 간 소득 불균형의 대명사였다면 지금은 중산층이 성장해 완전한 항아리형 사회 구조를 이루고 있다. 모든 사람들이 경제 성장을 바라지만 그만큼 사회구성원의 의식이 같이 성장하지 않을 때 여러 가지 사회적인 문제가 발생할 수 있다.

쓰레기 문제도 마찬가지다. 경제가 성장하면서 쓰레기 배출량 역시 기하급수적으로 늘어났다. 2010년 브라질에서 발생한 폐기물은 6000만톤 정도로 전년 대비 1.8%나 증가했고 1인당 쓰레기 배출량도 거의 선진국 수준에 도달했다. 그러나 브라질의 쓰레기 처리 시스템은 국민들의 쓰레기 배출량에 비례하지 않으며 문제가 발생하고 있다.

현재 브라질 전역에는 약 5500개의 도시가 있는데 이 중 약 14%의 도시만이 쓰레기 분리수거를 하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이 도시의 대부분은 경제력이 집중된 남부 지역에 몰려 있다. 또한, 도시마다 쓰레기 분리수거 프로그램이 있더라도 효율성이 많이 떨어진다. 상파울루에도 고급 주택가를 중심으로 쓰레기 분리수거함이 별도로 설치돼 있지만 정작 쓰레기 수거업체는 이를 구분하지 않고 수거를 해 가는 상황이기 때문이다.

쓰레기 수거업체가 가져간 쓰레기는 별도의 처리 과정 없이 대부분 매립지로 보내는데 쓰레기 매립에 따른 별도의 규정을 지키지 않고 매립되는 것이 대부분이다. 이곳에는 ‘카타도르(Catador)’라고 하는 넝마주이가 있어서 버려진 쓰레기를 뒤지면서 알루미늄, 병, 플라스틱 등 재활용이 가능한 쓰레기를 분리수거해 재활용 업체에게 판매하면서 브라질의 쓰레기 재활용 과정이 진행되는 것이다.

이처럼 아직까지는 브라질 국민들 사이에 ‘쓰레기도 자원이다’는 인식이 부족하고 쓰레기 수거부터 재활용까지의 체제 구축도 미흡하다. 특히 병원용 쓰레기도 대부분 별도 처리 없이 매립되다보니 여러 가지 공중 보건 및 환경 오염 등의 문제점과 함께 쓰레기에서 얻을 수 있는 많은 자원이 낭비되고 있다.

따라서 정부는 이러한 폐단을 방지하고자 ‘고체 폐기물 처리에 관한 법률(Politica Nacional de Residuos Solidos)’를 발표했다. 쓰레기 수거부터 처리까지의 전 과정을 정비하여 폐기물의 재활용 비율을 높이고 매립지 증설을 제한하며 매립을 하더라도 환경 규정에 따라 처리해야하는 법률이다.

이 법률은 2010년 8월에 제정됐는데, 4년간의 적응기간을 거쳐 2014년 8월부터 본격적으로 시행될 예정이다. 이 법률이 시행되면 연방 정부에서 쓰레기 처리를 법에 따라 시행하고 있는지를 불시 점검하고 규정을 준수하지 못할 경우 엄청난 벌금을 물게 된다. 관련 전문가들은 점검의 주요 대상은 시 정부가 될 것이라고 예상한다. 따라서 최근 브라질에는 시 정부를 중심으로 쓰레기 소각장 건설에 대한 관심이 증대하고 있다.

코트라 상파울루무역관도 쓰레기 소각장 프로젝트를 발굴하여 우리 기업의 현지 진출을 지원하기 위해 노력하고 있다. 최근에는 브라질 고이아스주 관계자 및 기업인들의 방한을 지원해 한국의 쓰레기 처리 과정 및 소각장을 견학할 수 있도록 했다. 또한, 기존에 쓰레기 처리 사업을 하고 있는 브라질 대형 기업들과의 네트워크 구축을 통해 우리 기업과의 협력 방안도 모색하고 있다.

어릴 때 들었던 이솝우화에는 거위가 황금알을 낳았다. 그러나 2014년 8월부터 브라질에서는 쓰레기가 황금알을 낳을 것으로 전망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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