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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쉼표> 자선냄비
구세군이 처음 등장한 것은 19세기 중반 영국 런던이다. 산업혁명의 와중에 런던으로 몰려든 런던 뒷골목 노동자와 빈민들의 참상을 보다 못한 윌리엄 부스 목사가 1865년 기독교 선교회(Christian Mission)라는 선교 및 봉사단체를 설립한 것이 시초다. 당시 부스 목사 부부는 가난과 무지에다 음주, 도박, 매춘 등 범죄가 만연한 런던의 슬럼가야말로 복음과 구원이 가장 필요한 곳으로 보고, 구원의 손길을 내밀었다. 그러다 1878년 보다 조직적이고 효과적인 선교 및 구제활동을 위해 군대조직과 유사한 단일조직으로 재편해 만든 것이 구세군이다.

자선냄비는 1891년 미국 샌프란시스코에서 처음 등장했다. 당시 샌프란시스코 구세군은 성탄을 앞두고 빈민과 난파선의 난민들에게 식사를 제공하고 지원할 기금 모금 방안을 고심하다 주방에 있던 큰 솥을 거리에 내걸었다. “이 국솥을 끓게 합시다”라는 팻말도 붙였다. 이를 본 시민들이 하나 둘 도움의 손길을 보내 성탄 전야에 따뜻한 식사를 제공하기에 충분한 양의 모금이 이뤄졌다고 한다.


이후 구세군은 전 세계로 확산돼 지금은 런던에 있는 만국 본영을 중심으로 124개국에서 다양한 나눔활동을 펼치고 있다.

추운 겨울을 녹이는 사랑과 희망의 빨간통인 구세군 자선냄비가 올해도 어김없이 찾아왔다. 전국 주요 거리에 ‘딸랑딸랑’ 소리와 함께 성탄이 가까이 왔음을 알리고 있다. 경기부진에 취업난으로 살림살이가 갈수록 팍팍해지고, 정치권의 갈등과 일본ㆍ중국 등 주변국들의 힘겨루기로 유난히 어수선한 올해야말로 자선냄비에 따뜻한 온기가 필요해 보인다. 빨간솥을 펄펄 끓게 할 뜨거운 사랑이 절실하다.

이해준 문화부장/hjlee@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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