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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월요광장 - 권혁세> 低성장 · 高령화 시대 살아남는 법
기대수익률 크게 떨어지는 지금
투자습관은 고성장 시대 그대로
혼란스러울수록 기본에 더 충실
벌기보다 잃지않는 전략 세워야


많은 국민들은 의식하지 못하지만 우리 경제는 이미 저성장 시대의 문턱을 넘어서고 있다고 봐야 한다. 통계를 보더라도 우리 경제는 2011년부터 2%대의 저성장에 머물고 있다.

전국경제인연합회가 최근 민간 경제전문가 42명을 대상으로 조사한 결과, 10명 중 9명이 한국경제의 저성장이 심각하다고 응답했다. 일본식 장기불황에 빠져들 가능성이 높다고 보는 전문가도 74%나 됐다. 저성장 시대는 우리 경제가 그동안 경험해 보지 못했고 국민의 일상생활에 많은 변화를 초래하기 때문에 사전에 알고 대비할 필요가 있다.

저성장ㆍ저금리가 가장 큰 영향을 미치는 분야는 금융 분야다. 필자는 금융감독원장 시절인 2012년 10월 ‘저성장ㆍ저금리 대응 태스크포스(TF)’를 금융감독원에 구성하여 저성장ㆍ저금리가 우리 금융 산업에 미치는 영향과 대응 방안이라는 보고서를 마련한 바 있다. 보고서 내용에 따르면 경제성장률이 1%에 머물고 금리가 지금보다 1%포인트 더 떨어진다고 가정하면 5년 후인 2017년 국내 18개 은행의 당기순이익은 지난해 당기순이익 9조원의 16% 수준인 1조4000억원으로 급감한다.

이러한 상황이 10년간 지속되면 2022년에는 5조2000억원의 손실을 기록할 것으로 전망됐다. 실제로 올해 들어 금융회사들의 수익은 지난해 수익의 절반 정도로 줄어들어 아우성이고 대부분의 내수기업들도 매출 감소로 어려움을 겪고 있다.

저성장 시대는 금융회사나 기업뿐 아니라 가계의 경제활동에도 많은 영향을 미친다. 특히 고령화 시대를 맞아 노후대비가 우리 국민들의 가장 큰 관심사로 대두되고 있는 상황에서 저성장ㆍ저금리가 노후자산 운용에 커다란 영향을 미치기 때문이다. 실제로 최근 발표된 퇴직연금저축 수익률 실적을 보면 금융기관들의 보수적 운영에도 기인하지만, 저성장ㆍ저금리의 영향으로 올해 들어 3분기 연속 1% 미만의 저조한 수익률을 보이고 있다. 우리 국민들의 노후자산으로 운용되는 국민연금이나 퇴직연금, 개인연금 규모만도 730조원에 달하고, 개인들이 운용하는 금융자산만도 2500여조원에 달하기 때문에 저성장ㆍ저금리로 수익률이 1%포인트만 떨어져도 개인들의 노후소득이나 소비여력이 적게는 몇조 많게는 몇십조원씩 줄어들 수밖에 없다. 따라서 우리나라의 경우도 선진국처럼 국민들의 노후자산을 제대로 운영할수 있는 금융전문 인력과 금융회사를 육성할 필요가 있고 국민들에 대한 경제ㆍ금융교육을 강화할 필요가 있다.

한편 저성장ㆍ저금리 시대 도래로 투자의 기대수익률이 크게 떨어졌음에도 많은 국민들은 아직도 과거 고도 성장시대의 투자 관습과 사고에서 벗어나지 못하고 있는 것 같다. 세계적인 경제 예측가인 해리 덴트나 세계적인 자산운용 컨설턴트인 나카무라 요시코 등 경제전문가들이 한결같이 말하는 저성장 시대 살아남는 법을 소개하면 첫째, 빚은 적게 지고 기존의 빚은 체계적으로 상환하는 것이 유리하다. 둘째, 저금리 시대에는 불필요한 지출을 줄이는 것 즉, 가정경제 절약관리가 중요하다. 셋째, 현금 흐름 유입을 중시하고 현금성 자산비중을 높여라. 넷째, 비수익성 자산(주거용 APT 등)을 줄이고 고정소득이 나오는 임대 부동산으로 눈을 돌려라. 다섯째, 저금리 시대는 세금이 수익률에 미치는 영향이 크므로 전문가의 도움을 받아 세금과 각종 부담금을 절약하라. 여섯째, 대박을 노리지 말고 기대치를 낮추고 장기간 꾸준히 투자하라.

지금 우리 국민의 상당수는 고성장에서 저성장 시대로의 전환을 맞아 투자 방향에 혼란을 겪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 혼란스러울수록 가장 중요한 것은 기본에 충실하는 것이다. 다시 말하면 절약과 리스크 관리다. 야구로 치면 배트를 짧게 잡고(기대수익률을 낮추고) 정확한 스윙을 해야 안타를 칠 수 있다.

권혁세 (전 금융감독원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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