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8월 자동차관계 조사에서 세계적 권위인 미시간 대학 교통조사 연구소의 발표로 자동차 업계가 큰 충격을 받았다.
올해 미국인 한 사람이 한 달 동안 운전한 거리는 평균 820마일을 기록했다. 이는 지난 2004년 900마일보다 무려 9% 낮아져 1990년대 말 수준으로 되돌아 간 것으로 분석했다. 가장 큰 원인은 ”16세에서 34세의 젊은 층에서 급속하게 자동차에 대한 관심 이탈이 늘어나고 있기 때문”이라는 것이다. 해당 연령 그룹은 2001년에서 2009년 사이에 누적 운전거리가 23%나 줄었다. 반면 대중교통 이용률은 40%나 상승하고 있다. 자전거 통근도 24% 상승했다.
예전에는 미국의 젊은이는 생일을 손꼽아 기다리다 면허 취득 나이가 도달하면 즉시 면허를 취득했다. 자동차를 운전하는 것이 자유의 상징이며 성인이 되었다는 또래 유대관계의 표상이었다. 긴 여름 방학에 아침부터 저녁까지 아르바이트를 해서 돈을 모으고 낡은 중고차를 사서 친구들과 뛰노는 모습은 미국의 청춘 영화에 빠짐없이 등장하는 장면이다.
그러나 현재 미국 18세의 운전면허 비율은 반수를 훨씬 못 미치고 있다. 불과 몇년 전에는 상상할 수 없는 일이 일어나고 있는 것이다. “왜 면허를 취득하지 않는냐”는 질문에 대해 가장 많은 답변은 “바쁘니까”라는 것. 2번째로 많은 답변은 “유지비가 높기 때문” 그리고 “실어주는 사람이 있기 때문”이 3번째를 차지했다. “바쁘다”는 디지털 정보화시대로 젊은이들의 생활패턴과 사고방식이 급변했다고 볼 수 있다.
이제 자유의 상징은 자동차가 아니라 스마트폰으로 대체되고 있다. 소셜미디어로 자동차를 타고 여기저기 휩쓸여 다니지 않아도 많은 친구들과 동시에 교류할 수 있고 온라인쇼핑으로 발품을 팔지 않아도 된다.
“유지비가 높다”는 2013년도 미국 평균 신차 판매가는 3만1000달러를 기록했는데 여기에 보험료, 유지비 및 주차비 등을 감안하면 미국 젊은이에게는 부담스러운 수준이다. 특히 대학교 학자금 융자비용이 계속 상승하고 있어 자동차에 여유를 부리기에는 녹녹하지 않은 실정이다.
“실어주는 사람이 있다”는 최근 미국 조사기관인 퓨리서치 조사에서도 나타났듯이 미국 젊은이들 셋 중 하나가 부모 세대와 동거하고 있다는 사실에 나타난다. 졸업 후 취업이 어려운 상황에서 부득불 독립하지 못하고 전화만 하면 마중 나와 주는 부모가 곁에 있기 때문이다.
일각에서는 이러한 현상을 두고 경기가 살아나면 다시 운전이 증가할 것이라는 낙관적인 전망을 내놓기도 하고 다른 한 쪽은 불황과 관계없이 자동차에 대한 시각변화로 초점을 맞춰 과거와 같은 자동차 의존시대가 종언했다는 견해도 있다.
어째든 절벽을 향해 질주하는 자동차경주 장면으로 화려하게 주목을 받은 후 실제로 자동차로 20대 나이로 요절한 제임스딘을 더 이상 미국 젊은이의 이미지로 떠올리기에는 유효하지 않을 것 같다.
전상현 코트라 시카고무역관 수출인큐베이터운영팀장