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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사설> ‘예고 없는 전쟁’ 위협 제대로 듣고 있나
북한의 도발위협이 심상찮다. ‘광고(예고) 없는 전쟁’ ‘최후의 선택’ 등 좀체 쓰지 않던 표현을 입버릇처럼 되풀이한다. 요 며칠 작심하고 쏟아낸 막말을 한데 꿰면 불시에 초대형 사고라도 치겠다는 태도다. 그저 말뿐인 으름장으로만 들리지 않는 것은 장성택 처형 등 내부불안에 따른 불가측성이 그 어느 때보다도 커지고 있는 때문이다.

북한 대남기구인 조평통은 25일 박근혜 대통령을 ‘박근혜’로 칭하고, 7개 항의 공개질문 형식을 통해 ‘바지 입은 선임자보다 더 독한 치마 두른 청와대 안방주인’ ‘박정희 유신독재 정권보다 더 추악한 사대 매국노 정권’ ‘민심을 거역하다 수치스러운 죽음을 당한 선친의 비극’ 운운하며 “지금이야말로 최후의 선택을 바로 해야 할 때”라고 윽박질러댔다.

하루 앞서 최고지도자 김정은은 주력 군부대 시찰에서 “전쟁은 언제 한다고 광고를 내지 않는다는 것을 잊지 말고 싸움 준비 완성에 최대의 박차를 가해야 한다”고 했다. 2인자로 급부상한 최룡해 인민군 총정치국장이 지난 16일 육해공군 충성맹세모임에서 “우리들은 전쟁을 광고를 내고 하지 않는다는 것을 명심하라”거나 지난 19일 청와대 명의 전화 통지문에서 ‘예고 없는 보복’ 등을 표현과 것과 동일한 뉘앙스의 발언이다. 이쯤이면 더 보태고 빼고 할 것도 없이 맘만 먹으면 감쪽같이 전쟁을 일으키겠다는 최악의 도발위협이라 할 만하다.

우리가 특히 주목해야 할 것은 북한 체제가 불안할 때마다 이런 식의 도발적인 말 폭탄을 거침없이 퍼부어 댔다는 점이다. 여기에다 최근 들어 김정은의 감정기복이 비정상적이라는 말도 들린다. 지금의 혼란이 군부 중심의 권력 재편 과정에서 비롯된 것이 확실한 이상 김정은의 오판에다 신군부의 과잉충성까지 혼재할 경우 우발적이든 아니든 도발 가능성은 더 농후해지게 될 것이 분명하다. 북한 군 전력 이동상황도 눈에 띄게 두드러지고 있는 모양이다. 뭔가 불길한 조짐이 척척 현실적으로 구도를 잡아가는 느낌을 지우기 어렵다.

이럴 때 일수록 국민 모두 정신 바짝 차려야 한다. 국방당국은 1~3월 사이 북의 도발 가능성이 높다는 식으로 밋밋하게 주의를 환기시키는 데 그칠 것이 아니라 국민이 믿고 안심할 수 있는 국방태세의 진면목을 보여주기 바란다. 특히 작금의 사회불안 요인에 대해서는 흔들림 없이 법과 원칙을 바로 세워 나가야 한다. 이것이 곧 위기관리의 최우선 가치다. 저들의 예고 없는 전쟁위협을 건성으로 들어선 안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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