까막눈 할매들이 글을배워 직접 쓴 시집 노트(칠곡군 제공)
할매시인들이 출간한 '작대기가 꼬꼬장 꼬꼬장해'시집(칠곡군 제공)
[헤럴드 대구경북=김성권 기자]경북 칠곡의 까막눈 할매 들이 한글을 배워 직접 쓴 시집이 출간돼 눈길을 끌고 있다.
22일 칠곡군에 따르면 할매시인(본보 2016년6월16일 보도)들의 시를 담은 할매시 노트 ‘작대기가 꼬꼬장 꼬꼬장해’가 출간했다.
할매시 노트 '작대기가 꼬꼬장 꼬꼬장해' 에는 칠곡군 내 21개 마을의 성인문해교실에서 한글을 배운 소수연 할머니 등 81명 할매시인의 시 87편이 수록됐다.
70~80대 할머니들의 입말과 사투리, 생활의 질감을 작대기가 꼬꼬장 꼬꼬장한 할머니들의 글씨체 그대로 고스란히 담아냈다.
작대기가 꼬꼬장 꼬꼬장해는 할머니들의 시를 따라 써 볼 수 있는 워크북으로써, 할머니들의 소박하지만 진솔한 삶이 녹아든 시를 곱씹으며 따라 쓰다보면 어느새 우리네 이웃과 어르신들, 지역을 이전과 다른 따스한 시각으로 보고 있는 자신을 발견 할 수 있을 것이다.
시 노트의 제목은 노트에 수록된 시‘탈이다’의 저자 장세금(83,인호댁, 칠곡군 북삼읍 보손1리 ) 할머니의 나는 작대기가 꼬꼬장 꼬꼬장해. 입말에서 따왔다.
여자는 글 배워놓으면 들에 살림 몬 한다 카면서 안 갈쳐줬던’ 시절에 태어나 학교 문 앞에도 못 가본 할머니는 여든이 넘어서 시작한 한글공부가 너무 좋았다. ‘내 이름은 쓸 줄 알지만’막상 은행에라도 가서 이름 한 자 쓰려고 해도 손이 떨렸다고 한다.
현재 칠곡군에는 25개 마을 300여 분의 할머니께서 성인문해교육에 참여하고 있으며 207분의 시 216편이 시집 1권 시가뭐고(2015, 삶창), 시집 2권 콩이나 쪼매 심고 놀지머(2016, 삶창)으로 출판됐다.
할매시 노트 “작대기가 꼬꼬장 꼬꼬장해”는 칠곡의 역사와 삶의 기술을 일상 속에서 살려내 전하는 칠곡 인문학도시 조성사업의 일환인 ‘칠곡 인문학도시 총서’로 기획됐다.
향후 칠곡 인문학도시 조성사업의 결과물을 지역학 연구의 틀 안에서 연속해 발간할 계획이다.
이에 앞서 칠곡 할매들은 지난해6월 서울국제도서전에 초청돼 시낭송을 가진바 있다. 시집에서는 먼 옛날 굶주린 삶의 애환을 비롯한 그동안 배우지 못한 설움을 떨처 버리고 한글을 배워 책을 내기까지 할매들의 말 못할 한 많은 삶의 무게가 시집에 그대로 녹아 있어 세간의 관심을 모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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