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독도로 돌아온 김성도씨가 독도관리사무소 직원과 함께 망중한을 보내고 있다.(현지근무자 제공)
[헤럴드 대구경북=김성권 기자]독도의 유일한 주민 김성도(77)씨가 최근 독도로 돌아왔다.
지난해 11월초 동절기 독도생활을 철수하며 독도를 떠난 지 만 5개월여 만이다.
함께 떠났던 김 씨의 부인 김신열(80)씨는 건강상의 이유로 다음 주 에나 돌아올 계획이다.
며칠 전 `고향' 독도로 돌아온 김성도 씨는 요즘 기름때 묻은 목장갑을 끼고 보트엔진을 정비하며 카페개장 준 비등 바쁜 독도생활을 준비하고 있지만 얼굴에는 늘 웃음이 떠나지 않는다.
"속 편하잖아. 누가 귀찮게 하는 사람이 있나. 천국이 따로 없다 카이."
고향이 주는 푸근함 때문인지 김씨는 "독도 오니까 있던 병도 다 사라진 것 같다"며 함박웃음이 끊이질 않았다.
둘레 2.8㎞의 이 섬 앞바다는 미역, 소라, 해삼, 전복이 지천인 기름진 바다 논이다.
그러나 푸르디푸른 청정 황금바다 독도에서 해산물 채취의 꿈에 부풀어 야 할 김 씨는 그렇지 못하다.
`물질'하는 해녀였던 부인 김신열 씨는 수년전부터 이제는 더 이상 물질을 할 수 없게 됐다.
나이가 들면서 어로작업을 감당하지 못하기에 독도바다에 지천으로 깔린 풍부한 해산물을 채취할수가 없다.
김씨 부부는 지난 2013년 독도(동도)선착장에서 문을 연 독도사랑카페에서 판매되는 수익금으로 생활에 의존하고 있다.
돈벌이는 되지 못하지만 김씨는 독도 방문객들에게 섬에 얽힌 이야기를 들려주고 독도 해설사 역할도 맡고 있다며 보람 겨워했다.
우리 할마이가 돌아오면 “이제는 내가 밥도 챙겨 줄 끼라. 젊었을 때 나를 만나 독도에서 물질하며 숱한 고생했는데 이제는 내가 우리 할마이 를 돌보겠다.” 고 했다.
1970년부터 부부가 어부와 해녀로 지내며 올해로 46년 째 독도를 지켜 오고 있다.
젊은 시절 독도를 들락날락했던 이력으로 부인 김씨에게 “뭍에서의 세상 시름 다 떨쳐버리고 독도에서 살자”고 했고, 부인은 아무 말 없이 따라 나섰던 김신열씨, 이제 이 부부도 쇠년(衰年)에 접어들면서 몸도, 마음도 지쳐가고 있다.
김씨는 부인이 돌아오는 날을 손꼽아 기다리며 집안 청소와 가재도구를 정리하는데 시간을 보내고 있다.
독도주민 김성도씨 부부가 살고 있는 우리땅 독도(죄측이 동도, 우측이 주민숙소가 있는 서도)=헤럴드 자료사진
독도생활을 시작하기 위해 보트 엔진을 정비하고 있다.(독도관리사무소 제공)
지금까지 섬 안 에서 서로에게 의지하며 살아왔지만 속 썩인 일만 기억에 남는다며 이제 모든 독도생활을 남편인 김 씨가 도맡아 하겠다고 약속 했다.
독도현지에서 근무 중인 울릉군 독도관리사무소 송현웅·정만석 씨는 “할머니가 돌아오시면 앞으로 어르신 부부와 독도에서 함께 생활하는 동안 건강도 챙겨드리고 따뜻하게 보살펴 드리겠다.”고 말했다.
김성도 씨 는 “이제 우리 부부도 죽을 때 까지 독도를 더욱더 사랑하며 독도 주민으로 이 섬에 오래 도록 머물겠다.”고 강조했다.
한편 김씨 부부는 1965년 3월 독도 최초의 주민 고 최종덕씨와 함께 울릉군 울릉읍 도동리 산 63번지(독도 서도)에 자재를 운반해 숙소를 마련하고 최씨와 함께 조업을 하며 생활해 왔다. 지난 87년 9월 최씨가 지병으로 숨지자 1991년 11월 주소지를 독도로 옮긴후 독도에서 터전을 마련, 생활해 오고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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