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나와 엄마, 매장 자주 들러 잘 알아…주변상인 모두 멘붕상태"
작년 PC조립판매장 폐업후 생활苦·코인투자 실패 극단선택 배경
코로나·경기침체 벼랑끝 소상공인 "비슷한 처지" 비통함 호소
완도 사고해역 인근에 붙은 실종 현수막. |
경찰은 실종된 조양의 가족과 차량을 찾기 위해 수중 수색하다 전날 가두리양식장 아래에 잠겨있는 차량을 발견했다. 서인주 기자 |
[헤럴드경제(광주)=서인주기자] “불쌍해서 어떡해요. 유나가 아기 때부터 아빠가 일한 컴퓨터 매장을 많이 왔어요. 아이 얼굴이 자꾸 떠올라 눈물이 자꾸 납니다.”
29일 전남 완도에서 실종된 조유나 양의 가족이 차가운 시신으로 확인되면서 벼랑끝 자영업, 소상공인 사장님들의 눈시울도 붉어졌다. 지난해 컴퓨터조립판매 매장을 폐업한 이후 극심한 경제난을 겪은 조양 아버지(36)의 안타까운 사연이 알려지면서 코로나, 경기침체 등 비슷한 처지의 사장님들도 비통함을 호소했다.
조씨는 광주의 한 대형쇼핑몰에서 5년가량 PC조립판매업체를 운영하면서 조양을 자주 매장에 데리고 왔다. 조양 어머니가 콜센터에 근무해 조씨가 아이를 돌보는 시간이 많았기 때문이다.
조씨를 가까이서 지켜본 A사장은 “굉장히 명석하고 똑똑한 친구였는데 뉴스를 보고 큰 충격에 빠졌다. 작년 7월 폐업 후 1500만원가량 권리금 받고 매장을 넘긴 것으로 알고 있다” 며 “폐업 전까지는 아이와 아내가 매장을 자주 들려서 주변상인들이 잘 알고 있다. 모두가 멘붕상태”라고 말했다.
또 다른 업체 B사장은 “기자들에게도 전화가 많이 오고 아이 얼굴이 그려져서 슬퍼하시는 분들이 많다” 며 “예전에 코인으로 2000만원을 벌었다고 자랑도 했고 가족여행도 자주가 형편이 좋은 줄만 알았다. 정말 안타깝고 비통한 마음이다”고 한숨을 내쉬었다.
경찰은 실종된 조양의 가족과 차량을 찾기 위해 수중 수색하다 전날 가두리양식장 아래에 잠겨있는 차량을 발견했다. 서인주 기자 |
조씨 부부는 완도로 여행을 떠나기 전 극단선택을 암시하는 글을 인터넷에서 검색했다.
광주 남부경찰서 등에 따르면 이들은 인터넷 포털사이트에서 ‘방파제 추락충격’, ‘완도 물 때’, ‘수면제’, ‘가상화폐’ 등을 검색했다. 검색 시기는 조양의 가족이 제주로 한 달살이 체험학습을 신청한 5월 17일 이전으로 확인됐다.
완도 펜션에서 머무를 때도 완도를 포함한 전남 해남, 강진 등의 바닷가를 돌아다니며 주변 지형을 살폈던 것으로 알려졌다.
조양과 같은 나이의 아이를 키우는 주부 C씨는 “가족여행 간다고 좋아했을 아이를 생각하면 가슴이 먹먹하고 짠한 마음만 든다”며 “죄없는 아이가 무슨 잘못이냐. 하지만 이런 선택을 한 부모도 몹시 괴롭고 힘들었을 것”이라고 말했다.
경찰은 조양 가족이 탄 아우디 차량이 급가속후 바다에 추락, 뒤집힌 것으로 추정했다. 29일 해경 구조인력이 차량을 인양하고 있다. 서인주 기자 |
sij@heraldcorp.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