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일 오후 광주시교육청에서 열린 국회 교육위원회 광주·전남·전북·제주 교육청 국정감사에서 손규대 전 광주 명진고 교사가 참고인으로 나서 해임 경위 등을 설명하고 있다.[연합] |
[헤럴드경제(광주)=황성철 기자] 교사 보복 해임과 부정·비리 등 잡음으로 대규모 신입생 미달 사태를 빚은 명진고가 남녀 공학 전환을 추진하는 과정에서 학교 정상화 계획서를 제출하지 않은 것으로 확인됐다.
22일 광주시교육청에 따르면 시 교육청은 지난 6월 명진고 측으로부터 남녀공학 전환 신청서를 받은 후 학교 측에 7월 말까지 학교 정상화 계획서를 제출해달라고 요구했다. 이에대해 명진고 측은 학교 정상화 계획서를 7월 말까지 제출하지 않았다. 시 교육청은 제출 시한을 이달 8일까지로 연장했으나 명진고 측은 또 제출 시한을 지키지 않았다. 시 교육청은 오는 26일까지 제출 시한을 다시 연장했다.
시 교육청이 요구한 학교 정상화 내용은 손규대 교사 해임 등에 따른 학내 문제 해결 등인 것으로 파악됐다. 시 교육청은 “명진고 내부적으로 입장이 정리되지 않아 학교 정상화 계획서를 제출하지 못하는 것으로 알고 있다”며 “만약 금주까지 계획서를 제출하지 않으면 더는 제출 시한을 연장하지 않고 의견을 낼 것이다”고 밝혔다.
이와 관련, 교육청 안팎에서는 명진고 측이 학교 정상화 계획서를 금주까지 제출하지 않으면 남녀공학 전환이 어려울 것으로 보고 있다. 광산구 소재 여고 사립학교인 명진고는 남녀 공학으로 전환을 추진했다. 그 이유로 AI(인공지능) 선도 학교로서 남학생에 대한 수요가 많아, 여학생만으로는 정원을 채우기가 힘들다는 점 등을 들었다.
명진고는 2021학년도 신입생 모집에서 정원 226명 중 120명만 채웠다. 2022학년도에는 정원 285명 중 51명만 채우는 등 신입생 미달 사태가 심각한 상태다.
명진고가 신입생 미달 사태를 겪는 이유는 손규대 교사 보복 해임 논란과 전 이사장 자녀들의 교감·교사 재직, 부정·비리 등으로 학교 이미지가 실추되면서이다. 중학교 3학년 학생들이 고입 평준화 전형에서 명진고 진학을 기피했기 때문이다.
정원 미달로 명진고 교사 9명이 과원됐다. 순회 교사(인근 고등학교를 돌며 수업을 하는 교사)로 빈자리를 채우고 있지만 학교는 구조조정과 존폐 위기에 있다.
한편 손규대 교사는 2018년 관할 교육청과 수사기관에 “이사장이 채용을 조건으로 금품을 요구했다”고 진술했다. 이로 인해 최신옥 전 이사장이 배임수재미수 혐의로 기소돼 2019년 1월 징역 6개월의 실형을 선고받았다.
손 교사는 이후 해임 처분됐다가 교원소청심사위를 통해 7개월 만에 복직했다. 하지만 교무실이 아닌 통합지원실에 마련된 학생 책상에 앉아 근무하면서 복직 후에도 괴롭힘을 당하고 있는 등 명진고를 둘러싼 잡음이 끊이지 않고 있다. 손 교사는 이 일로 국회 국정감사 참고인으로 채택되기도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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