호남 정치력 복원 과제
더불어민주당 송갑석 최고위원 후보가 28일 오후 서울 송파구 올림픽공원 체조경기장 KSPO돔에서 열린 제 5차 정기전국대의원대회에서 정견 발표를 하고 있다.[연합] |
[헤럴드경제(광주)=황성철 기자] 더불어민주당 8·28 전당대회 최고위원 선거에서 호남 단일 주자로 나선 송갑석 후보가 고배를 마셨다. 송 후보는 ‘친명’(친이재명계)의 높은 벽을 넘지 못한 채 탈락했다. 송 후보 스스로가 ‘책임론’에 자유로울 수 없다. 자신의 지지기반인 호남에서 확실한 지지를 받지 못했기 때문이다. 전국 권리당원의 32%가 모인 호남에서 높은 투표율을 얻지 못한 게 가장 큰 실패 요인이다.
송 후보는 시당위원장을 지낸 광주지역 경선에서 22.27%를 얻었다. 전남에서는 14.55%, 전북에서는 5.82%라는 저조한 성적을 내는데 그쳤다. 지난 지방선거에서 시당위원장으로 투명한 공천을 못했다는 비판을 받았다. 그만큼 반감이 아직 남아 있다. 전북의 한병도 의원, 전남의 서삼석 의원에 이은 호남 단일 후보의 세 번째 도전도 좌절됐다.
28일 서울 올림픽 체조경기장에서 열린 민주당 전당대회 최고위원 선거에서 송갑석 후보는 6위에 머물렀다. 최종 득표율 10.81%로 고배를 마셨다. 최고위원 입성에 실패해 좌절감만 남겼다. 송 후보는 전국대의원 투표에 막판 기대를 걸었다. 하지만 5014표(17.89%)를 얻는데 그쳤다. 윤영찬 후보가 비명계 단일화 차원에서 사퇴했지만 친명계 당원들의 ‘전략적 투표’에 막혔다.
‘어대명’(어차피 대표는 이재명)을 등에 업은 ‘친명’의 지지세는 견고했다. 광주·전남 경선에서 5위였던 박찬대 후보에게 전략적 투표를 해 경기·서울 경선에서 3위로 올라왔다. 결국 고민정 후보를 제외한 친명 위주의 ‘이재명 지도부’가 탄생했다.
일찌감치 ‘어대명’ 구도가 형성돼 김 빠진 전당대회가 이어지면서 투표 참여율이 낮아졌다. 이로 인해 상대적으로 투표에 적극적으로 참여한 이재명 당 대표 후보 지지층의 표심이 득표율에 그대로 반영됐다.
송 후보의 선출직 최고위원 도전이 아쉬움을 남긴 채 마감했다. 광주를 제외한 모든 지역에서 최하위를 벗어나지 못한 송 후보 스스로의 책임이 가장 크다. 지역 정치권도 지역 목소리를 대변해야 하는 명분보다는 다음 총선에 대비해 흔들렸다. 수 싸움과 계파 정치, 소지역주의에 머무는 등 단합하지 못했다.
호남 단일 후보의 연이은 선출직 지도부 도전이 잇따라 좌절됐다. 민주당 ‘맹주’로 자리하던 호남 정치력 실종이 현실화되고 있다. 호남이 키운 민주당이 친명 정당, 수도권 정당화되면서 호남정치 위기론이 대두되고 있다. 지도부 입성이 좌절되면서 지역 목소리를 대변할 소통창구 부재가 현실로 남았다. 호남의 중앙 정치 약화로 이어질 게 자명하다.
호남정치의 자생력 키우기에 실패했다. 민주당 텃밭인 ‘호남’은 과거의 영광을 되찾기 위한 ‘정치력 복원’이라는 과제를 안게 됐다. 호남의 정치력과 존재감을 키우기 위한 지역 정치권의 고민이 필요한 때다.
한편, 민주당 전당대회 결과 이재명 후보가 77.77%의 최종 득표율을 기록했다. 신임 당대표가 됐다. 최고위원은 정청래(25.20%), 고민정(19.33%), 박찬대(14.20%), 서영교(14.19%), 장경태(12.39%) 후보가 당선 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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