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골 2기도 다른 행불자와 동일인 가능성 커
옛 광주교도소 유골발굴 현장 |
[헤럴드경제(광주)=황성철 기자] 옛 광주교도소 무연고 묘지에서 무더기로 발굴된 유골 중 80년 5·18 민주화운동 당시 행방불명된 사람의 유골이 포함된 것으로 확인됐다. 발굴된 유골 1기와 행방불명자(행불자) DNA가 일치했다. 또 분석 중인 유골 2기도 다른 행불자와 동일인일 가능성이 큰 것으로 파악됐다,
25일 5·18 민주화운동 진상규명조사위원회(조사위)는 옛 광주교도소에서 발굴된 262기의 유골 중 1기가 행불자로 인정된 A씨의 가족 DNA와 99.9% 일치했다고 밝혔다. 조사위가 유전자 비교 분석이 가능한 160기의 유골 정보를 국립과학수사연구원(국과수)에서 이관받아 재조사하는 과정에서 드러났다. 현재 다른 2기의 유골도 행불자 유골일 가능성이 있다고 보고 교차 분석 과정을 거치고 있다.
그동안 국과수는 무연고 묘지에서 발굴된 유골을 분류·조사 했지만 5·18 행불자 연관성을 확인하지 못했다. 하지만 조사위는 “공동묘지 분묘 사이 사이에 시신을 묻었다”는 등의 암매장 관련 진술 등을 토대로 행불자 유골이 존재할 가능성을 열어두고 재조사를 폈다. 암매장 의혹 유골과 행불자 DNA 정보가 일치한 것은 80년 5.18 이후 처음이다.
직계 가족만 확인할 수 있는 분석 기법(STR·짧은 반복서열)뿐만 아니라 삼촌이나 조카 등 방계까지 확인할 수 있는 분석 기법(SNP·단일염기 다형성)을 도입했다. SNP 기법으로 40년 넘게 이름 없이 묻혀있던 5·18 묘지 무명 열사의 유골 3기가 각각 행불자에 포함된 인물이라는 사실도 드러났다.
조사위는 지금까지 옛 광주교도소에서 발굴한 유골 60여기에 대한 분석을 마쳤다. 앞으로 나머지 100여기에 대한 분석을 계속할 예정이다. 또 유전자 정보가 확인된 A씨의 사망 원인과 행방불명된 경위, 암매장까지 이르게 되는 과정 등을 면밀히 조사할 방침이다.
그동안 암매장 의혹과 관련 제보가 잇따랐고 발굴작업이 진행됐지만 구체적인 증거를 확보하지 못했다. 하지만 5.18 조사위가 이번에 암매장된 행방불명자의 유해를 찾아냈다. 42년의 시간이 흘러 ‘80년 5월 시민들을 암매장했다’는 역사적 증거가 드러났다.
한편, 5.18 조사위는 이 같은 내용을 다음달 7일 국회국방위원회의 국정감사에서 공식 발표할 계획이다.
hwang@heraldcorp.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