광주지방법원

[헤럴드경제(광주)=황성철 기자] 어머니를 학대해 감옥에 들어갔다 나온 지 10여일 만에 또 어머니를 학대한 아들이 실형을 선고받았다. 어머니는 재판부에 자신을 괴롭힌 아들에 대한 선처를 눈물로 호소했다.

23일 광주지법 형사3단독(재판장 이지영)은 노인복지법 위반, 가정폭력 범죄의 처벌 등에 관한 특례법 위반 등의 혐의로 기소된 A씨(50)에게 징역 2년을 선고했다고 밝혔다. 법원은 A씨에게 40시간의 가정폭력 치료프로그램 이수와 노인 관련 기관에 3년간 취업제한도 내렸다.

A씨는 지난 6월18일 오후 8시40분쯤 광주 북구에 위치한 아파트에서 어머니 B씨(79·여)에게 욕설을 하면서 잠을 자지 못하게 괴롭힌 혐의로 기소됐다. 당시 광주가정법원은 A씨에게 ‘B씨의 주거지에서 즉시 퇴거하라’는 주거지 퇴거 결정을 내렸다. 또 어머니에 대한 100m 이내 접근금지 명령을 내린 상태였다.

A씨는 앞서 5월30일 오전 2시쯤 어머니의 집 부엌 싱크대에서 흉기를 꺼낸 뒤 안방으로 들어와 찌를 것처럼 위협했다. 3월18일엔 B씨의 거주지에서 약 2시간 동안 술에 취해 욕설을 퍼부었다. 이때는 A씨가 노인복지법위반죄로 복역을 마친 지 고작 10여일이 지난 때였다.

A씨는 지난해 어머니를 괴롭힌 혐의로 징역 10월을 선고받아 올해 3월 광주교도소에서 복역을 마쳤다. 이같은 사실은 B씨가 A씨의 동생과 며느리에게 전화를 걸어 피해 사실을 호소하면서 알려졌다.

하지만 자식에 대한 어머니의 사랑은 변함이 없었다. 어머니 B씨는 재판부에게 “자식이 엇나간 것은 모두 나의 잘못이다”며 “아들이 잘못을 한 건 맞지만 부디 처벌을 하지 말아달라”고 눈물로 호소했다.

재판부는 A씨가 자신의 잘못을 반성하지 않고 있다며 실형을 선고했다. 재판부는 “형 집행 종료 10여일만에 직계존속을 협박하고 폭언, 위협하는 등 학대해 그 죄책이 매우 무겁다”며 “가정법원의 접근금지명령 위반 등을 종합적으로 고려해 형을 정했다”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