순천시에서 24일자로 배포한 보도자료 원문. |
[헤럴드경제(순천)=박대성 기자] "Beer & Non-Alcohol Beer sharing는 '무알콜'이라는 뜻이에요. 'Tea Party'는 주인이 차를 대접한다는 뜻입니다."(순천시 정원산업과 관계자)
"영어로 '내셔널메모리얼파크'라고 하면 멋있는데, 국립추모공원이라고 하면 멋이 없다."(윤석열 대통령 지난 6월10일 발언)
전남 순천시가 홍보성 보도자료에 영어식 표현을 마구잡이로 가져다 쓰고 있어 빈축을 사고 있다.
정부 부처와 지자체에서 외래어와 행정용어, 일본어 표현을 우리말로 다듬어 쓰는 정책과는 동떨어진 행태라는 지적이다.
24일 순천시에 따르면 '개방정원과 연계한 열린정원 여행 프로그램 운영'이라는 제목의 보도자료에서 영어식 표현을 원문 그대로 작성해 배포했다.
구체적으로, 정원여행 프로그램 중에 'Beer & Non-Alcohol Beer sharing'이 있고, 'Tea Party'가 있다고 소개했다. 관련 부서는 이를 '무알콜'과 '차대접'이라는 뜻으로 애써 설명하고 있다.
한글로 옮겨 적은 '정원 힐링 테라피', '스토리텔링', '드로잉 체험', '구글폼'은 그나마 양반 축에 속한다는 조소 섞인 반응도 나온다.
용당동 주민 조모(43)씨는 "시청에서 열린정원 프로그램에 참석하라며 배포한 홍보자료에서 도대체 무엇을 강조하는지 모르겠다"면서 "영어 사대주의라는 소리를 들으면서까지 굳이 어려운 영어표현을 남용하는 것은 주민을 위한 '위민행정'과는 동떨어지는 한심한 작태"라고 쓴소리를 했다.
이에 대해 시청 정원산업과 관계자는 "미처 거기까지는 생각치 못했으며, 앞으로는 쉬운 표현으로 작성하겠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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