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남 장성 목포에 장례식장 차려져
이태원 참사 광주 사망자 빈소 마련 |
[헤럴드경제(광주)=황성철 기자] 이태원 참사 피해자 중 광주·전남 연고자들의 장례가 각자의 고향에서 시작됐다. 31일 광주에서는 사망자 6명 중 5명의 장례식장이 차려졌다.
광산구의 한 장례식장에는 동갑내기 20대 단짝 여성 A씨와 B씨의 영정사진이 한 장례식장에 함께 마련됐다. 초등학교 시절부터 단짝 친구였던 이들은 각각 서울 은행 직원과 백화점 직원 등으로 취직해 서울에서도 만남을 이어왔다.
은행 정규직 전환과 백화점 직원 승진을 각각 꿈꾸던 이들은 핼러윈을 맞아 함께 이태원을 갔다가, 인파의 파도에 휩쓸려 참변을 당했다. 단짝 친구의 부모들도 함께 슬픔을 나눴다.마지막 순간까지 함께 한 이들의 발인식은 11월 1일 같은 날 1시간여 시차를 두고 열린다.
북구의 한 장례식장에는 대학 친구와 함께 이태원을 찾았다가 사망한 20대 늦깎이 여성 대학생 C씨의 장례식장이 마련됐다. 꿈을 실현하기 위해 뒤늦게 대학에 들어간 C씨는 같은 원룸에 거주하는 친구와 이태원을 찾았다가 참변을 당했다.
서구 장례식장에는 광주에서 대학을 다니던 20대 남성 D씨의 장례가 가족과 지인들의 슬픔 속에 꾸려졌다. D씨는 고교 동창들과 함께 이태원을 찾았다가 불의의 사고를 당했다. 가족들은 막내로 애교가 많고 든든했던 고인의 추억을 떠올리며 눈물을 흘렸다.
또 건설 현장 감리자로 서울서 일하던 20대 남성 E씨의 빈소는 마지막 순간 고향 산천을 보여줘야 한다는 유가족들의 생각에 모교 대학병원 장례식장에 차려졌다. 광주에 거주하던 40대 남성은 장례식장이 타지역에 마련됐다.
이태원 추모 현장 |
전남지역에는 사망자 2명의 장례식장이 장성과 목포에 각각 차려졌다. 고교 졸업 후 서울로 가 미용 관련 직장에 다니던 10대 여성 F씨는 싸늘한 시신으로 고향 장성으로 되돌아왔다. F씨는 직장 동료 등 7명과 이태원을 찾았다가 동료 3명과 함께 오지못할 길을 갔다.
인천에서 직장생활을 하던 20대 여성 G씨도 눈을 감은 채 부모님이 계시는 목포로 돌아왔다. 가족들은 “지난 추석 이후 얼굴을 보지 못했던 딸이 죽은 사실을 믿지 못하겠다”며 추모했다.
광주·전남에서는 출향인 포함 총 8명의 사망자가 나온 것으로 나타났다. 9명 중 타지역에서 장례를 치를 것으로 파악되는 2명을 제외하고는 6명의 발인식이 오는 11월 1-2일 사이에 치뤄진다.
광주·전남 연고 사망자 중 40대 남성을 제외하고 대부분이 10대 후반에서 20대의 청년들로 꽃다운 청춘이다. 가족들은 참사를 미리 대처하고 대비하지 못한 현실을 안타까워했다. 또 가족을 잃은 슬픔으로 망연자실하고 있다.
광주와 전남에는 이들을 추모하기 위해 합동 분향소가 차려지고 있다. 지역민들은 “추모로 참사 피해자들의 죽음을 되돌릴 수는 없다”면서도 “같은 사고의 재발을 막는 데 정부와 정치권 시민 모두 나서야 한다”고 마음을 모으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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