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태원 참사, 광주 시민 조문 잇따라 |
[헤럴드경제(광주)=황성철 기자] 이태원 참사와 관련해 주최자 없는 행사여서 정부는 책임질 주체가 없다고 변명하지만 사고가 일어난 도로가 공도로이기 때문에 국가나 지자체의 책임이라는 지적이다. 1일 도로관련 전문가들은 사도가 아닌 공공도로는 중앙정부나 지방정부가 차량이나 보행자를 위한 선량한 관리의무가 있다고 강조한다.
이태원 거리는 특성상 반복되는 축제와 행사가 있기 때문에 평상시 안전 메뉴얼을 만들고 적절한 조치를 취했어야 한다는 지적이다. 일방로나 차가 다니지 않는 보행로를 지정하거나 안내 시스템 등을 만들었야했다는 것이다. 전문가들은 이에 대한 매뉴얼을 사전에 만들지 않은 것은 정부와 지자체의 잘못이라고 밝혔다.
김용철 호남대 소방행정학과 교수는 “이태원 참사는 재난·재해와는 다른 전형적인 군중 피난 사고로 봐야 한다”며 “결국 군중 피난에 대한 매뉴얼 부재가 대형 참사로 이어진 셈이다”고 말했다. 이어 “중앙정부나 지방정부가 군중이 자주, 많이 모이는 곳에 대한 대응책을 선제적으로 마련했어야 했다”고 덧붙였다.
1일 서울시청 앞 서울광장 ‘이태원 사고 사망자 합동 분향소’를 찾은 시민이 차분하게 추모하고 있다. 전날 퇴근길에 이어 이날 출근길에도 많은 사람이 분향소를 찾아 추모했다. 희생자들과 동년배인 2030 직장인의 추모도 전날 퇴근길과 이날 출근길에 많았다.[박해묵 기자] |
이태원 거리에서 숨진 가족을 고향인 광주·전남으로 돌아와 장례를 치르는 유족들도 참사에 대해 하나같이 ‘예방대책을 제대로 수립하지 못한 인재다’며 목소리를 냈다. 단짝 친구와 함께 딸을 떠나보낸 어머니는 “우리 딸은 심폐소생술(CPR) 흔적조차 없었다”며 “인파가 그렇게 많은데 어떻게 통제하지 않을 수 있냐”며 하소연했다.
변호사 시험 합격 후 취직해 부모에게 집까지 마련해준 효자를 잃은 어머니도 장례식장에서 “인력을 조금이라도 더 배치했다면 이런 일이 일어났겠냐”며 “현장을 체계적으로 관리하지 못한 탓에 발생한 인재다”고 울먹였다. 미용실에 취업해 서울 생활하다 직장동료들과 참변을 당한 딸의 아버지는 “(인파 통제가)너무 허술한 것 같아 방송 보면 마음이 안 좋다”며 “탓한다면 한도 끝도 없겠지만 지금 상황에서 뭐라고 한들 아이가 돌아오겠냐”며 눈물을 감추지 못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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