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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단독] 여수상의 전 회장, 묵혀 둔 계좌에 8억 '몰래 입금'
상의 "일방적인 변제 명목 입금 이해 안돼" 개탄

[헤럴드경제(여수)=박대성 기자] 전남 여수상공회의소(회장 이용규) 법인통장에 8억원이 갑자기 입금된 것으로 나타나 여수상의 측이 진위 파악을 했던 사실이 뒤늦게 드러났다.

1일 여수상공회의소에 따르면 지난달 25일자로 주거래 은행 통장이 아닌 명목상의 계좌로만 개설된 채 사용을 않고 있는 광주은행 법인 통장에 '변제 명목'이라고 찍힌 8억원의 입금 내용이 확인됐다.

여수상의 측이 송금자를 확인한 결과, 이 금액은 상의 회장을 18년간 지낸 박용하 전 회장이 상의 사무국과 사전에 협의나 통보 절차없이 비(非)주거래 통장에 일방적으로 입금한 것으로 나타났다.

박 전 회장은 재임기간 10억원대 횡령 의혹과 수입 와인 1468병(1억6700만원 상당)을 증빙서류 없이 상의 공금으로 구입해 회사 소유 보성골프장(CC)에 보관하는 등의 혐의로 관할 광주지방검찰청 순천지청에 고소된 상태다.

박 전 회장은 이번 8억원 입금에 이어 지난 3월에도 그의 아들이 경영하는 여수산단 폐기물회사 명의의 기부금 2억원을 입금해 변제 명목의 입금액은 총 10억원이다.

입금을 확인한 여수상의 새 집행부 측은 전임 박 회장이 횡령액수로 의심 받는 10억원을 변제한 것으로 보고 있다.

다만 그동안 횡령 의혹에 대해 "사실무근"이라며 오히려 명예훼손을 거론하던 박 전 회장이 뒤늦게 10억원의 뭉칫돈을 입금한 것은 부도덕하다는 입장이다.

여수상의 관계자는 "그동안 일관되게 방만한 운영과 회계 부정에 대해 부인해오던 터라 이번 변제 명목으로 거액을 송금한 것은 이해가 가질 않는다"고 말했다.

또한 "박 전 회장이 그동안의 횡령 의혹에 대한 반성이나 후임 집행부와의 사과나 협의 절차 없이 일방적으로 사용하지도 않는 계좌에 8억원을 슬그머니 입금한 저의가 무엇인지 이해되지 않는다"며 "박 전 회장은 아무 말 없이 입금한 경위를 밝혀야 하며, 그동안 여수상의 회장 지위를 이용해 공적 기관 재정을 유용한 것에 대한 사과가 선행돼야 한다"고 비판했다.

이와 관련해 8억원을 계좌입금한 경위에 대해 박 전 회장과 31일 여러 차례 전화 통화를 시도했으나 받지 않았다.

parkds@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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