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암·평림댐도 32.8%·33.4% 수준
아직 정상 상수원도 심각단계 시간 문제
전남 완도군 보길도에 있는 '부황제'가 말라 바닥을 보이고 있다. 가뭄으로 인해 지난 3월부터 노화·보길·넙도 세 개 섬에서는 제한급수가 이뤄지고 있다. 연합뉴스 |
[헤럴드경제(광주)=서인주 기자] 광주시와 전라남도의 주요 식수원 저수량이 줄면서 물 공급에 비상이 걸렸다.
2일 광주시와 전남도 등에 따르면 광주시는 1일 오전 시민들에게 ‘광주시민이 먹는 동복댐 물, 내년 3월 말이면 고갈될 위기’라는 안전안내문자를 발송했다. 장마철이 오기 전까지 생활 속 20% 물 절약을 실천해야 급수 위기를 이겨낼 수 있다는 내용도 담았다.
이날 기준 동복댐의 저수량은 3000만 톤으로 작년 같은 기간 저수량인 6900만 톤 대비 56%가량 줄었다. 저수율도 33.4%로 지난해 같은 기간 75.8%보다 절반이 넘는 수치가 감소했다. 이를 수돗물 공급 일수(무강수 기준)로 따지면 151일 정도에 불과하다.
10월이 지나면 갈수기에 접어들어 다량의 강우를 기대하기도 어려운 상황이다. 이에 한국수자원공사는 지난 8월 30일부터 주암댐의 가뭄단계를 ‘심각’으로 격상해 수용가별 수요 관리, 대체 공급 등 자구 노력 이행으로 생활·공업 용수의 20% 자율급수 조정을 통한 절수를 추진해왔지만 효과는 미미한 것으로 나타났다.
원인으로는 강수량 부족이 꼽히고 있다.
올해 8~10월 강수량은 106.4㎜, 89.2㎜, 38.3㎜ 등 233.9㎜로 전년 대비 절반에도 미치지 못했다. 지난해 8, 9, 10월 광주지역 강수량은 각각 338.7㎜, 131.1㎜, 35.3㎜ 등 석 달간 505.1㎜로 나타났다.
전남도 상황은 마찬가지다. 4대 광역상수원인 주암댐·장흥댐·평림댐·수어댐 저수율이 심각 단계에 근접한 수준으로 떨어지면서 최악의 경우 제한 급수까지 우려되고 있다. 전날 기준 전남 22개 시·군에 식수를 공급하는 주암(수어)댐·장흥댐·평림댐 등 4개 광역상수원의 저수율은 평균 36.6%로 나타났다.
이중 규모가 가장 큰 주암댐 저수율은 32.8%로 예년 저수율 57.7%에 크게 못 미치고 있다. 주암댐은 목포시, 여수시, 순천시, 광양시, 나주시, 고흥군, 보성군, 화순군, 함평군, 영광군 등 전남 10개 시·군에 식수를 공급한다. 장성군과 담양군 상수원인 평림댐 저수율도 33.4%로 예년 저수율 65.4% 대비 크게 줄었다. 장흥·수어댐은 현재까지는 정상 수준이다. 상황이 이렇다보니 지방상수원 중 섬(도서) 지역은 이미 2곳이 제한 급수에 들어갔으며, 1곳도 곧 제한 급수를 앞두고 있다.
광주시와 전남도는 시민들을 상대로 물 아껴 쓰기에 동참해 줄 것을 지속해서 호소할 예정이다.
광주시상수도사업본부 관계자는 “강수량이 떨어지면서 저수량도 함께 줄어들고 있다. 무강수 현상이 지속된다면 내년 3월 말 이후로 수돗물 공급이 중단될 수도 있다”며 “시민들의 자발적인 물 절약 동참 없이는 고갈 위기에서 벗어나기가 쉽지 않은 상황이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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