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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김치’를 ‘파오차이’로 쓴 책 낸 기관…한국학 연구하는 곳이었다
윤동주 고향에 '中 조선족 애국시인' 표현도…"향후 설명 정확히 기술할 것"

김치를 담그는 모습. 임세준 기자.

[헤럴드경제=김지헌 기자] 교육부 산하 연구개발(R&D) 기관인 한국학중앙연구원이 김치를 '파오차이'(泡菜)로 표기하는 등 한국 문화를 제대로 설명하고 있지 못하다는 지적이 나왔다.

국회 교육위원회 정경희 의원(국민의힘)은 한국학중앙연구원이 편찬한 '세계한민족문화대전' 등을 보면 한국 문화를 중국식으로 설명한 부분이 눈에 띈다고 13일 밝혔다.

우선 '세계한민족문화대전'에는 김치의 중국어 표기를 '泡菜'(파오차이)로 하고, 김치를 '소금에 절인 배추나 무 따위를 양념에 버무린 뒤 발효를 시켜 만드는 조선족 음식'이라고 정의했다.

문화체육관광부는 2021년 7월 '공공 용어의 외국어 번역 및 표기 지침'을 개정해 공공기관이 김치의 중국어 표기로 '辛奇'(신치)를 사용하도록 했다.

'설빔'의 경우도 그 형태가 전통 한복이라고 설명하면서 '조선족이 설 명절에 차려입는 새 옷'이라고 정의했다.

네이버·다음 등 대형 포털사이트 백과사전과 연동된 '한국민족문화대백과사전'에는 시인 윤동주의 고향인 '명동촌'에 대해 "'중국 조선족 애국시인 윤동주의 생가'라는 이름으로 새롭게 단장되었다"고 소개했다.

정경희 의원실은 매년 300억원이 넘는 정부출연금으로 '한국 바로 알리기' 등의 사업을 하는 한국학중앙연구원이 중국의 왜곡된 주장을 그대로 받아들여 한국 문화를 설명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정 의원은 "혈세로 운영되는 한국학 최고 연구기관이 중국의 문화공정에 동조하고 있다"라며 "즉시 시정하고 재발 방지 대책을 마련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에 대해 한국학중앙연구원은 "'김치'를 '파오차이'로 한 건 2015년 집필 당시 현지에서 지칭한 용어를 소개한 것"이라며 "향후 정부 지침을 살펴 관련 내용을 신속히 반영하겠다"고 밝혔다.

연구원은 '명동촌' 항목과 관련해선 "중국에서 역사적 진실을 잘못 소개한 사실을 환기하기 위해 기재한 부분이었으나, 오해할 여지가 있으므로 삭제 조치했다"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향후 정부의 공식 표기 방침을 충실히 준용하고, 한국 문화의 역사적 유래와 내용을 정확한 표현과 방식으로 기술하겠다"고 덧붙였다.

raw@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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