콘진원이 7년째 운영…창작자에게 ‘단비’
김우현 작가가 지난 18일 서울 용산 CGV용산아이파크몰에서 문화체육관광부와 한국콘텐츠진흥원이 주최한 영화 '화사한 그녀' 상영회가 끝난 후 질문에 답하고 있다. [콘진원 제공] |
[헤럴드경제=서병기 선임기자]“신인작가 입장에선 제작자를 만날 기회가 흔치 않습니다. 저 역시 여러 제작사의 문을 두드렸지만, 실제로 제작자를 만나기 까지 정말 오랜 시간이 걸렸습니다.”
김우현 작가는 지난 18일 서울 용산 CGV용산아이파크몰에서 열린 영화 ‘화사한 그녀’ 상영회가 끝난 후 그간 지난했던 영화 제작 과정을 복기하며 이렇게 말했다. 이날 상영회는 문화체육관광부와 한국콘텐츠진흥원이 주최로, 100여명의 창작자들을 초청해 진행됐다.
영화 ‘화사한 그녀’는 콘진원이 운영하는 스토리 매칭 플랫폼 ‘스토리움’을 통해 제작자를 만나게 된 81번째 작품이다. 지난 2019년 9월 추천스토리 사업에 선정된 후 다음 해 3월 제작사 신영이엔씨를 만나 영화 제작이 시작됐다. 김 작가가 스토리움을 이용하기 전부터 영화 제작사를 찾아 다녔던 점을 고려하면 4년 이상의 제작 기간이 걸린 셈이다.
‘화사한 그녀’는 매번 허탕만 치던 인생에 한방 역전을 꿈꾸는 화사한 작전꾼 지혜(엄정화 분)가 600억 원이라는 일생일대의 기회를 잡기 위해 벌어지는 이야기를 그린 코미디 소동극이다. 엄정화 외에 송새벽, 방민아 등이 주연 배우로 나섰다. 제작이 좌초될 뻔한 신인작가의 작품이 스타 배우 라인업을 갖춘 영화로 화려하게 부활한 것이다.
김 작가는 이날 “‘화사한 그녀’는 2차 대전 직후 나치전범들이 섬에 남겨둔 유물을 회수한 사람이 군인이나 공직자가 아닌, 꽃뱀이었다는 내용의 작은 기사에서 영감을 얻어 쓴 작품”이라며 “그 내용을 우리나라에 적용하면 재밌겠다는 생각을 했다”고 말했다.
김 작가의 번뜩이는 아이디어가 세상에 빛을 발하는 데는 지난한 노력과 시간이 들었다. 시나리오를 완성한 후 여러 제작사의 문을 두드렸지만 제작은 성사되지 않았다. 관심을 가진 제작사가 더러 있긴 했지만, 협의 과정이 길어지면서 상영관에 올리진 못했다.
그는 “포기하려는 찰라 콘진원의 스토리움 플랫폼을 알게됐고, 다행히 매칭이 성사돼 현 제작사를 만나게 됐다”고 말했다. 그는 이어 “글을 쓰고 버티는 과정에서 실망도 많았지만, 매진하고 있으면 답이 온다”면서 현장에 온 창작자들을 격려했다.
‘화사한 그녀’의 제작사 신영이엔씨의 신윤경 이사도 “스토리움을 통해 김우현 작가의 글을 봤고, 1년 간의 디벨로프 과정을 거쳐 제작비 40억원의 작품으로 탄생했다”며 “엄정화 배우도 하루 만에 대본을 다 읽었다고 할 정도로 아주 유의미한 작품 제작 과정이었다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김우현 작가(사진 오른쪽)가 지난 18일 서울 용산 CGV용산아이파크몰에서 문화체육관광부와 한국콘텐츠진흥원이 주최한 영화 '화사한 그녀' 상영회가 끝난 후 질문에 답하고 있다. [콘진원 제공] |
한편 '스토리움'은 콘진원이 지난 2016년 11월 홈페이지 개설 후 7년째 운영 중인 스토리 매칭 플랫폼으로, 현재 이곳에 등록된 창작자 회원은 1만8441명, 제작자와 투자사 등 이용 회원은 2770명에 이른다. 스토리움의 매칭을 통해 창작자와 제작사가 2400여회의 만남을 가졌고, 이중 81편이 작품 제작으로 연결됐다.
스토리움을 통해 제작된 작품은 영화 ‘불도저에 탄 소녀’(2022), ‘제8일의 밤’(2021), ‘백두산’(2019) 등과 공연 ‘잠시, 후’(2022), 웹툰 ‘서울시 퇴마과’(2023), 출판 ‘불행한 당신을 위하여’(2023) 등이 있다.
조현래 콘진원 원장은 “이번 상영회를 통해 좋은 작품은 좋은 이야기에서 출발한다는 것을 다시 한 번 느꼈다”며 “앞으로도 스토리를 콘텐츠 지적재산권(IP) 산업의 핵심으로 두고, 우수 IP들이 스토리움을 통해 세상과 만나고, 전 세계와 만날 수 있도록 기회를 만들어나갈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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