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화 ‘탈출’·‘행복의 나라’ 개봉 불투명
배우 이선균. [연합] |
[헤럴드경제=이현정 기자]마약 투약 의혹으로 경찰 조사를 받게 된 배우 이선균에 대한 논란이 일파만파 커지는 가운데 그 불똥이 영화계로 튀고 있다.
24일 경찰에 따르면, 인천경찰청 마약범죄수사계는 이선균을 전날 마약류 관리에 관한 법률 위반 혐의로 형사 입건했다. 이는 경찰이 사실상 이선균의 마약 혐의 대한 구체적인 단서를 포착했음을 의미한다. 이선균은 조만간 경찰에 출석해 조사를 받을 것으로 전망된다.
이선균은 평소 드라마와 영화를 넘나들며 다양한 연기 스펙트럼을 자랑하며 젠틀한 이미지를 쌓아온 배우였기에 이번 후폭풍은 그 어느 때보다 심상치 않다. 그는 지난 2019년 칸과 아카데미에서 수상의 영광을 안은 영화 ‘기생충’ 이후 커리어의 정점을 달리고 있었다.
이미 이선균이 출연 예정이었던 작품들은 손절에 나섰다. 이선균은 최근 드라마 ‘노 웨이 아웃’ 측과 협의 끝에 하차하기로 했다. 그는 스릴러 드라마 ‘노 웨이 아웃’에서 시민들에게서 흉악범을 지키는 경찰 백중식을 맡을 계획이었다. 첫 촬영은 원래 지난 주말 시작될 예정이었지만, 주인공의 하차로 촬영 스케줄에 차질을 빚게 됐다.
‘노 웨이 아웃’은 그나마 나은 상황이다. 촬영 지연이 불가피하지만 본격적인 촬영이 시작되기 직전에 사법 리스크를 해결했기 때문이다.
가장 큰 피해가 전망되는 분야는 영화계다. 가뜩이나 극장가가 침체기에 접어들면서 작품 개봉이 쉽지 않은 상황에서 이선균이 출연한 차기작들은 개봉 일정이 더욱 불투명해졌다. 영화 ‘탈출: PROJECT SILENCE’(이하 ‘탈출’)과 ‘행복의 나라’가 대표적이다.
영화 ‘행복의 나라’는 지난해 1월 크랭크업한 이후 현재 후반 작업에 매진하면서 개봉을 눈 앞에 두고 있었다. 그러나 이번 마약 스캔들로 영화 제작사 측은 개봉 시기를 무기한 미룰 수 밖에 없는 상황이 됐다.
칸 영화제 공개 후 대대적인 재편집에 돌입했던 영화 ‘탈출’ 역시 칸의 후광을 누리기 어렵게 됐다. ‘탈출’ 제작사 측은 후반 작업을 이유로 개봉 시기를 늦추고 있었는데, 갑작스러운 복병을 만나 개봉 자체가 불투명해졌다.
통상 이같은 형사 사건 리스크가 터지면 재판이 끝날 때까지 작품 개봉을 미루는 경우가 많다. 마약 상습 투약 혐의로 재판에 넘겨진 유아인 역시 관련 사실이 알려진 직후 그가 출연한 영화와 드라마 공개가 무기한 연기된 바 있다. 출연 예정이던 넷플릭스 드라마 '지옥2'에서도 하차했다.
영화계 관계자는 “한 작품에는 수많은 스태프와 배우들의 노력이 투입된다는 점을 고려하면 배우의 일탈이 주는 피해는 어마어마하다”며 “이선균의 차기작들에 참여했던 스태프들과 배우들 역시 애꿎은 피해를 피하기 어려울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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