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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한타 한타가 소중하다”…피 튀기는 '내년 시드확보' 전쟁
엄재웅 5년만에 우승하며 2년간 시드확보
엄재웅이 5년만에 우승을 거두며 상금랭킹 최하위에서 2년간 시드확보에 성공했다.[KPGA 제공]

[헤럴드경제=김성진 기자] 결실의 계절 가을이다. 프로 스포츠 종목 대부분이 우승팀을 가렸고, 개인 종목의 경우 MVP의 윤곽이 거의 드러나는 막바지다.

대부분 팬들의 시선이 우승팀 혹은 대상 선수가 누가 될 것인지에 쏠려있지만, 상위권이 아닌 선수들에게 지금은 마스터스 최종라운드처럼 한 라운드가 소중하고 한타 한타가 피를 말리는 시간이다.

29일 남자대회 백송홀딩스-아시아드CC 부산오픈과 여자대회 SK네트웍스 서경 레이디스클래식대회가 끝났다. KPGA대회에서는 엄재웅이 베테랑 박상현을 꺾고 5년 만에 우승컵을 들어올렸다. 이 대회는 박상현이 제네시스 대상을 놓고 함정우·이정환과 치열한 경쟁을 펼치는 상황이라 관심이 더 컸다. KLPGA 대회에서는 박현경이 연장에서 이소영을 꺾고 9번이나 2위에 머물렀던 징크스를 끊어냈다.

이채은2는 상금랭킹 60위로 출전해 공동 4위를 차지하며 58위로 귀중한 2계단 상승에 성공했다.[KLPGA 제공]

그러나 이들의 우승컵 다툼 뒤에서는 내년 시즌 풀시드를 보장받는 상금랭킹 60위 이내 진입을 위한 더 많은 선수들의 보이지 않는 전쟁이 벌어졌다.

2018년 첫 승 이후 5년 만에 우승을 거머쥔 엄재웅은 상금 2억원을 받으면서 상금 랭킹 최하위권에서 단숨에 28위로 뛰어올랐다. 덕분에 2025년까지 2년 간 시드를 보장받게 됐다. 아시안투어를 병행하고 있는 엄재웅이지만, 이 시드 확보는 의미가 크다.

2021년 7월 손목인대 파열 부상으로 병가를 냈던 엄재웅은 1년 만인 지난 7월 복귀했지만 시드를 확보할 수 있는 상금랭킹 60위까지 진입하기에는 남은 대회가 너무 모자랐다. 우승하지 못했다면 엄재웅은 내년 시즌 KPGA투어에서 보기 힘들었을 상황. 엄재웅으로서는 안정된 시드를 갖게 되면서 자신이 목표로했던 LIV골프에 대한 도전도 마음 편히 이어갈 수 있게 됐다.

현재 총상금 1억원이 조금 안되는 54위부터 69위까지는 약 3000만원 차이다. 우승이나 톱5 이내 진입하는 선수가 나온다면 순위는 순식간에 10계단이 뒤바뀔 수 있고, 이는 내년 시드 확보와 지옥의 시드전 추락으로 운명을 바꾸게 된다.

여자골프도 상황은 마찬가지다.

이번 대회 첫날부터 선전해 화제를 모았던 이채은(24·안강건설)는 상금 랭킹 60위로 대회에 나서 최종 합계 4언더파로 공동 4위에 오르며 상금 2880만원을 보탰다. 덕분에 상금 랭킹 58위로 올라서 일단 한시름 놓게 됐지만 아직 안정권은 아니다.

이채은은 현재 상금 1억7591만5774원으로, 61위 장수연(1억4768만1382원)과 약 3000만원 차이다. 64위 김지현, 65위 권서연 등 만만찮은 선수들이 1억 3000만원대를 벌어 들여 남은 2개 대회에서도 50~60위권 선수들은 치열한 상금전쟁을 피할 수 없다. 만에 하나 60위 진입에 실패한다면 80위 이내라도 유지해야 시드전 예선을 면제를 받을 수 있다.

withyj2@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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