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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사람이 가장 무섭다…평범한 일상이 공포가 된 ‘뉴 노멀’
‘기담’, ‘곤지암’ 연출한 정범식 감독 신작
타인이 주는 공포, 옴니버스 형식으로 연출
최지우·최민호·표지훈·정동원·하다인 등 출연
[바이포엠스튜디오 제공]

[헤럴드경제=이현정 기자]여성이 혼자 사는 어느 아파트. TV에서 살인 사건의 용의자에 대한 뉴스가 흘러 나오는 사이 집의 초인종이 갑자기 울린다. 뒤돌아선 채 문 앞에 서 있는 남성. 그는 화재 경보기 점검을 나왔다고 답한다. 여성이 고민 끝에 문을 천천히 열자 남성은 뒤돌아서며 음흉한 눈빛을 보낸다.

영화 ‘뉴 노멀’은 혼자 사는 여성들이 흔히 겪는 공포로 섬뜩하게 시작한다. 영화는 일상이 공포가 되어버린 시대를 기발하게 그린 작품으로 ‘기담’, ‘곤지암’ 등 독보적인 한국형 공포 영화를 선보인 정범식 감독의 신작이다. 영화는 제26회 부천국제판타스틱영화제에서 폐막작으로 상영됐고, 제23회 밀라노국제영화제 국제 경쟁 부문에 초청됐다.

영화는 여러 개의 에피소드 묶은 옴니버스 형식을 띈다. 각각의 에피소드는 서로 상관없어 보이지만 알고 보면 연결돼 있다. 에피소드를 하나씩 볼 때마다 이러한 연결성을 확인하는 재미가 있다.

[바이포엠스튜디오 제공]

에피소드들의 공통점은 타인이 주는 공포감을 소재로 했다는 것이다. 집을 찾아온 화재 경보 점검원, 소개팅 어플리케이션으로 만난 이성, 옆집에 살면서 한 번도 인사 나누지 않은 주민, 버스 정류장에서 만난 할머니 등이다. 겉으론 예의 바르고 상냥해 보이는 타인들이 돌변하는 모습이 매우 공포스럽게 다가오는 것은 누구나 일상에서 접할 수 있는 유형의 인물이기 때문이다.

연출 방식도 기발하다. 충격적이고 공포스러운 장면으로 스릴감과 서스펜스를 유도하지만 블랙 코미디 요소도 가미해 완급 조절을 적절히 한다.

출연진도 화려하다. 로맨스의 여주인공 이미지가 강한 최지우는 스릴러의 캐릭터로 신선한 연기 변신을 꾀한다. 최지우가 나오는 에피소드는 1930년대 영화 ‘M’을 오마주했다.

[바이포엠스튜디오 제공]
[바이포엠스튜디오 제공]

배우 최민호(샤이니 멤버 민호)의 표지훈(블락비 멤버 피오)의 연기도 신선하다. 특히 표지훈은 옆집 여성에게 사랑에 빠져 범죄를 저지르는 남성으로 분하는데 연기가 너무 자연스러운 나머지 불쾌감을 고스란히 전달한다.

영화는 트롯트계를 접수한 가수 정동원의 스크린 데뷔작이기도 하다. 교복을 입은 채 등장하는 정동원은 앳된 얼굴로 자신의 나이에 맞는 연기를 보여준다.

[바이포엠스튜디오 제공]
[바이포엠스튜디오 제공]

신인 배우 하다인의 연기도 눈에 띈다. 편의점 아르바이트생으로서 온갖 진상 손님들을 상대하는 역할을 맡은 하다인은 팍팍한 현실에 치이며 인간에게 환멸을 느끼는 내면을 섬세하게 표현한다.

영화 음악은 윤상 음악감독이 맡았다 그의 아들이자 아이돌 그룹 라이즈의 멤버 앤톤도 음악에 참여해 눈길을 끈다.

8일 개봉. 112분. 15세 관람가.

rene@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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