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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방시혁 “BTS 재계약, 인정받는 기분”, 박진영 “BTS, 조카 같은 마음”
박진영 방시혁 [tvN 제공]

[헤럴드경제=고승희 기자] “방탄소년단 정도 되는 아티스트는 선택지가 많아요. 그런데도 저와의 재계약을 해줬다는 건 우리가 일해온 역사를 인정받는 것 같았어요.”

방시혁 하이브 의장이 세계적인 그룹으로 성장한 방탄소년단(BTS)과의 두 번째 재계약에 대한 소감을 이렇게 말했다.

방 의장은 1일 방송된 tvN ‘유 퀴즈 온 더 블럭’에 박진영 JYP엔터테인먼트 CCO(Chief Creative Officer)와 함께 출연, JYP엔터테인먼트에서 함께 몸 담았던 시절부터 하이브의 수장이 된 현재까지의 많은 이야기를 전했다.

이날 방 의장은 방탄소년단과의 재계약 당시를 떠올리며 멤버들이 “형 믿고 한 번 더 가보겠다고 했다”며 “매니지먼트와 레이블의 수장으로서 저희가 잘했다는 것이 받아들여진 것 같아 치하받은 것 같았다”고 돌아봤다.

“사실 (재계약의) 대부분의 과정은 조율하는 시간이에요. (멤버들이 재계약 의사를 전한 뒤) 20년간 매니지먼트를 한 이래 가장 행복한 시간을 보냈어요.”

2013년 빅히트 엔터테인먼트 소속으로 데뷔한 첫 아이돌 그룹인 방탄소년단은 K-팝 사상 전례없는 역사를 써낸 ‘빅그룹’으로 성장했다. 현재의 성취가쉽게 오를 수 없는 경지이기에 이들의 시작은 ‘흙수저 아이돌’이라는 극적인 수사가 따라온다. 방 의장은 “방탄소년단이 데뷔 당시에 주목받지 못하다 해외에서 인기를 얻어 국내에서도 잘 됐다는 이야기가 많았지만, 사실 데뷔 첫해 모든 신인상을 휩쓸 만큼 시작도 좋았던 그룹”이라고 했다.

그러면서 방탄소년단이 데뷔 당시엔 회사 빚이 몇십억원에 달해 고민을 했지만, “그래도 나는 하는 게 맞는다고 생각했다”며 데뷔 과정을 전했다.

방탄소년단에 대한 남다른 반응을 본 건 ‘불타오르네’부터였다. 방 의장은 “‘불타오르네’가 글로벌에서 터지고 구글 반응을 분석하니 이 추세대로 나가면 전성기 원디렉션 급까지는 갈 수 있을 것 같았다”며 “나중에 멤버들이 시상식에서 그 이야기를 하며 ‘방 PD님이 노망난 줄 알았다’고 하더라. 그 뒤부터는 운명이 끌고 갔다”고 말했다.

또 그는 “제가 지금의 방탄소년단을 만들었다는 것은 오만”이라며 “유명해서 유명한 전략을 썼다. 남미 반응을 뉴욕에 알리면, (멤버들이) 뉴욕에 떨어질 때쯤 다 (방탄소년단) 이야기를 할 거라고 했는데, 그대로 됐다”고 회고했다.

박진영 방시혁 [tvN 제공]

방 의장의 이야기를 듣던 박진영 CCO는 “예전에 한 시상식에서 시혁이 없이 방탄소년단만 온 적이 있었다”며 “그 때 마치 아빠 없이 혼자 온 아이들 같기도 하고, 그 친구들은 그렇게 생각하지 않겠지만 나한텐 동생의 아들, 조카 같은 마음이 들어 먼저 가서 인사를 건네기도 했다”고 말했다. 방 의장은 이에 “제가 방탄소년단의 진짜 아빠는 아니지만, (우리의 관계를 비춰보면) 조카가 맞다”며 웃었다.

이제는 K-팝 1, 2위 기획사를 이끄는 수장인 두 사람은 20년간 동고동락했다. 방 의장은 박진영 CCO와 함께 박지윤, 지오디(god), 비의 성공 시대를 이끌었다.

두 사람은 함께 미국 진출에 도전했지만 박 CCO가 포개 놓은 양말에서 불거진 사소한 다툼을 계기로 방 의장이 JYP를 나와 빅히트엔터테인먼트(지금의 하이브)를 설립했다. 방 의장은 “그 일이 없었으면 K-팝의 역사가 바뀌었을 것”이라고 말해 웃음을 자아냈다.

K-팝 업계를 이끄는 두 수장은 K-팝의 미래에 대해서도 고민을 나눴다.

방 의장은 ‘K팝 위기론’을 언급, “최근 주요 시장에서의 지표 하락이 보이는 게 있다. 제가 이야기하는 근간은 ‘굉장히 강렬한 팬덤의 소비’”라며 “K팝 팬은 강렬한 몰입도와 집중적인 소비를 보이는데, 반대로 이야기하면 이는 확장성의 한계가 된다. 라이트팬도 붙을 수 있는 구조로 가야 한다”고 지적했다.

그러면서 “현재 기업은 빠르고 과밀한 경쟁에서 계속 적응해 나가야 하기에 단기적 시각으로 움직이면 오히려 문제”라며 “무엇이 변하는가가 아니라 변하지 않는 본질에 집중해야 대응할 수 있다”고 말했다.

박 CCO는 “가장 큰 고민은 팬들을 넓히는 것”이라고 강조했다. 그는 일찌감치 강조한 K-팝 3.0 지론을 폈다. ▷ 한국 가수가 한국어로 노래하는 1단계 ▷ 다른 국적 멤버와 팀을 만들고 영어도 섞어 쓰는 2단계 ▷ 한국의 기획 시스템으로 현지에서 현지 언어로 부르는 3단계 방안을 제시했다.

두 회사의 수장이 된 이후 첫 동반 TV 출연이지만, 공교롭게도 박진영은 신곡 ‘체인지드 맨’(Changed Man) 발매 계획도 밝혔다. 방 의장은 “형한테 전화해우리가 이쯤에서 함께 방송에 나와 K-팝에 대한 이야기를 나눠야 하지 않겠냐고 제안했더니 너무나 흔쾌히 승락해줘 놀랐는데, 신곡이 나오는 줄은 몰랐다”며 웃었다. 박진영은 이에 “시혁이랑 출연을 결정한 이후부터 마음이 내내 불편했다. 때마침 그 무렵 신곡이 나온다는 얘기를 안했다”고 말해 웃음을 자아냈다.

영원한 딴따라이자, K-팝 계를 이끄는 최고 작곡가로 여전히 활발히 활동 중인 박진영은 이날 저작권료 1위 곡에 대한 질문에 “트와이스의 곡들”이라며 활짝 웃었다.

shee@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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