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9세기 말, 서양 미술사의 흐름을 바꾼 화가 ‘클로드 모네’의 인상주의가 최근 서울 성수동에서 펼쳐진다. 기존의 획일적인 디자인을 거부하고, 빛을 활용한 설계를 적용하는 등 지식산업센터의 새로운 트렌드를 제시할 것으로 기대를 모으고 있다.
프랑스 파리에 있는 오랑주리 미술관에 가면 많은 이들이 발걸음을 멈추고 오랜 시간 감상하는 작품이 있다. 프랑스의 대표 인상주의 화가 클로드 모네의 ‘수련’이다. 그가 생을 마감하기까지 46년간 머물렀던 지베르니 정원에서 그린 대표작 중 하나다.
모네는 프랑스의 인상파 양식을 처음 선보인 창시자 중 한 명으로 ‘빛은 곧 색채’라는 인상주의 원칙을 끝까지 고수한 ‘빛의 화가’다. 인상주의의 모태가 된 작품 ‘인상, 일출’을 비롯해 ‘포플러 나무’, ‘루앙 대성당’, ‘건초더미’, ‘수련’ 등의 연작들을 통해 동일한 사물이 빛에 따라 어떻게 변하는지 표현해 내며 ‘신의 눈을 가진 유일한 인간’이라는 평을 받기도 했다.
실제로 아름다운 ‘수련’ 연작과 햇살 가득한 바다 풍경, 흐드러지게 꽃이 핀 지베르니의 정원 등 모네의 그림은 시각적인 만족감에 더해 마음의 평안을 주기도 한다. 그래서인지 모네가 일생을 바쳐 그린 그림들은 지금까지도 많은 이들에게 사랑받고 있다.
동시에 모네는 인상주의라는 당시 급진적인 미술사를 이끈 진취적인 화가이기도 했다. 1874년 당시 프랑스 화가들은 살롱전을 통해 작품을 발표했는데, 살롱전의 심사위원들은 유행에 따라 곱고 예쁜 그림이나 교훈적인 그림을 선호했기 때문에 각자의 특성이 드러난 그림을 그리는 신진 화가들은 이름을 알리기가 어려웠다.
이에 모네를 비롯한 화가, 조각가 등은 무명예술가협회를 조직했는데, 이것이 인상주의의 모태가 되었다. 모네는 협회에서 개최한 제1회 그룹전에서 ‘인상, 일출’을 출품했다. 이들의 작품들은 처음에는 조롱이나 사회적인 비난을 받기도 했지만, 점차 미국을 비롯한 전 세계에서 큰 인기를 끌게 됐다. 이러한 흐름 가운데 모네는 꿋꿋하게 자신의 길을 걸었고, 마지막 남은 인상주의자로 자리를 굳혔다.
이처럼 모네가 가진 진취적인 시도, ‘빛’에 대한 연구, 후세에 이어지고 있는 영향력이 오늘날 서울에서 가장 ‘핫’한 성수동에서 재현된다. 프랑스어로 공장을 뜻하는 ‘파브릭’과 ‘클로드 모네’의 이름을 합쳐서 만든 ‘파브릭 드 모네’는 건물 외관에 ‘빛’을 활용한 설계를 적용해 새로운 형태의 지식산업센터로 조성될 예정이다.
모네가 기존 미술사를 바꾼 진취적인 모습을 보였듯 파브릭 드 모네 역시 기존 지식산업센터의 틀을 깬다. 각 호실에서 자연 채광이 가능해 쾌적한 근무 환경을 갖춘 것은 물론, 수익형 부동산으로는 국내 최초로 건물 외관에 ‘미디어 파사드’를 적용해 생동감 넘치는 ‘빛의 향연’을 선보일 예정이다.
업계 전문가는 “미술사에 클로드 모네가 있다면 지식산업센터에는 파브릭 드 모네가 있다”라며 “기존 지식산업센터에서 벗어나 ‘빛’과 ‘모네’라는 확실한 콘셉트로 새로운 트렌드를 제시하는 건축물이 최근 서울에서 가장 떠오르는 성수동에 들어선다는 점이 고무적”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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