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7년 시장 60조원 확대…4대 강국 도약
유인촌 문화체육관광부 장관. [연합] |
[헤럴드경제=이현정 기자]글로벌 온라인 동영상서비스(OTT) 절대강자인 넷플릭스 대항마를 키우고자 정부가 발벗고 나섰다. 1조원 규모의 K-콘텐츠 펀드를 육성, 킬러 콘텐츠를 확보하는 한편 콘텐츠 제작 인프라 구축 및 제작 과정에서 발생할 수 있는 불공정행위를 근절할 방침이다.
유인촌 문화체육관광부 장관은 14일 서울 충정로 모두예술극장에서 이같은 내용의 ‘영상산업 도약 전략’을 발표했다. 이는 유 장관 취임 이후 첫 정책 발표로, 지난 달 23일 국내 영상콘텐츠 제작사, 관련 협·단체 관계자들과 진행한 간담회의 후속조치다.
이번 영상산업 전략 정책의 핵심은 ▷킬러 콘텐츠의 확보 ▷지식재산(IP) 협상력 제고 ▷영상창작자 권리 강화 등이다. 넷플릭스 등 글로벌 OTT가 거대한 자본을 앞세워 국내 킬러 콘텐츠의 IP를 싹쓸이 하면서 ‘재주는 곰이 부리고 돈은 되놈이 가져가는’ 불합리한 상황이 반복되자 정부가 나서 K-콘텐츠의 투자를 확대하는 한편, IP 확보 및 협상력 제고 등을 통해 영상산업에 활력을 불어넣고자 한 것이다.
실제로 국내 영상 산업은 ‘오징어게임’ 등 K-콘텐츠의 인기에 힘입어 수출액이 2017년 5억5000만 달러에서 2021년 9억2000만 달러로 67% 가량 급증했다. 하지만 IP를 가져간 OTT가 초과수익을 독점하고, 누누티비와 같은 불법 유통 사이트 등으로 인해 국내 영상산업 상황은 오히려 어려워졌다. 국내 OTT나 방송국의 경영난은 심해졌고, 국내 영화관 매출액은 코로나 직전 2017~2019년 평균 대비 70% 그치고 있다.
이에 문체부는 영상 콘텐츠 사업을 국가전략산업으로 육성, 오는 2027년까지 4대 콘텐츠 강국으로 도약하기 위한 ‘영상 산업 도약 전략’을 마련했다. 27년까지 영상콘텐츠 산업은 60조원, 콘텐츠 수출 규모는 18억 달러 등으로 키우는 게 목표다. 이는 2021년 대비 각각 1.4배, 90배 수준이다.
문체부는 우선 킬러 콘텐츠에 대한 지원을 확대하고자 24~28년간 총 1조원 규모의 K-콘텐츠 전략 펀드를 새롭게 조성할 방침이다. 이를 통해 중소기업 중심의 투자 뿐만 아니라 대규모 프로젝트 투자가 가능해져 킬러 콘텐츠 확보가 더욱 용이해질 전망이다.
이와 함께 국내 OTT 이용을 독려하고자 OTT 구독료를 문화비 소득공제 대상으로 포함시키는 방안을 검토한다. 또 미개봉 영화를 개봉해 투자금을 회수할 수 있도록 개봉촉진 펀드도 조성된다. 글로벌 OTT로 인해 파괴된 영화 유통과정의 정상화를 위해 자율적인 홀드백 협약을 만들고, 이를 준수하도록 지원한다.
홀드백이란 통상 극장-IPTV- OTT-TV 채널 순인 영화 유통 구조에서 한 편의 영화가 다음 창구로 이동할 때 걸리는 시간을 말한다. 최근 K-콘텐츠에 대한 글로벌 OTT의 적극적인 구애로 극장이나 IPTV를 거치지 않고 OTT에 바로 공개되는 콘텐츠가 많았다. 이에 국내 사업자들이 많은 극장이나 IPTV는 양질의 콘텐츠 확보가 어려운 상황이었다.
또 국내 창작자들이 콘텐츠 IP를 활용해 추가 수익을 창출할 수 있도록 관련 지원도 확대한다. 성공한 IP 확장 및 활용에 대한 지원을 확대하는 한편, 중소 제작사가 세계시장에 직접 진출할 수 있도록 서울 상암 디지털매직스페이스(DMS)에 상설 공간을 마련할 예정이다. 제작사의 IP확보를 조건으로 투자하는 특화펀드도 조성된다.
이밖에 콘텐츠 산업 내 불공정행위를 근절하기 위해 '문화산업공정유통법'을 제정하는 한편, 영상 창작자가 합리적 보상을 받을 수 있도록 창작자와 제작사, 플랫폼 등이 참여하는 대화의 장도 마련할 예정이다.
유 장관은 “영상콘텐츠 산업의 패러다임 변화에 대응하고자 이번 정책을 준비했다”며 “영상콘텐츠가 우리 산업을 이끄는 핵심 축인 만큼 내실있게 추진할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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