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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사설] 그냥 쉬는 청년 41만...1조원 투입 고용책 실효성이 관건

취업자 수가 석 달 연속 증가폭을 확대하며 고용시장에 훈풍이 불고 있지만 청년층만 비켜가는 모양새다. 10월 고용동향에 따르면 지난달 15세 이상 취업자 수는 2876만4000명으로, 1년 전보다 34만6000명 증가했다. 지난 7월 21만1000명까지 줄었다가 8월 26만8000명, 9월 30만9000명, 지난달 34만6000명으로 꾸준히 늘어 10월 기준으로 통계 작성 이후 최고치를 기록했다. 하지만 고용 호조의 이면은 밝지 않다. 청년고용은 제자리걸음인 데다 일자리를 찾지 않고 쉬는 청년층이 41만명에 달해 우려가 크다.

고용률만 보면 더없이 좋다. 15세 이상 전체 고용률은 63.3%로, 전년 동월과 비교해 0.6%포인트 올라 역대 최고치다. 반면 20대 이하 청년층 고용률은 46.4%로, 제자리다. 무엇보다 우려스러운 것은 청년 ‘쉬었음’ 인구가 월평균 41만명에 달한다는 점이다. 2010년대 초반까지만 해도 2%대였던 수치가 4.9%로, 2배가량 뛰어오른 것이다. 쉬없음 인구는 중대한 질병이나 장애가 없는데도 경제활동이나 구직활동을 하지 않는 인구를 뜻한다. 청년층이 선호하는 대기업에서 공채가 사라지고 경력 상시 채용 중심으로 고용환경이 바뀌면서 취직관문이 좁아지고 구직 실패가 거듭돼 아예 포기하는 데까지 나아간 것으로 볼 수 있다.

쉬었음 기간이 늘어나면 고용가능성이 줄고 일자리의 질도 나빠질 뿐 아니라 고립·은둔화로 이어질 수도 있다. 국가적으로는 잠재성장률 하락으로 이어진다. 그런 의미에서 정부가 청년 ‘쉬었음’ 인구를 노동시장으로 끌어들이기 위해 1조원을 투입하기로 한 것은 시의적절하다. 청년들이 선호하는 일경험을 제공하고 특화된 프로그램을 제공하겠다는 것이다. 정부와 민간에서 7만4000개 인턴 기회 제공, 빈 일자리 청년취업지원금 지원, 초기 직장 적응을 돕는 ‘온보딩 프로그램’, 워라밸 구축 사업장에 1인당 30만원 지원, 심리상담 등 쉬는 청년을 위한 맞춤정책은 평가할 만하다. 청년 개인의 문제로 치부하지 않고 사회돌봄 차원에서 적극적으로 관리하겠다는 점에서 의미가 있다.

하지만 본질적으로는 일자리 미스매칭과 대기업과 중소기업 간 임금격차 등 노동시장 이중 구조가 해소되지 않고는 효과를 거두기 어렵다. 중소기업은 사람을 구하지 못해 아우성인데 정작 청년들은 대기업을 선호하는 미스매칭의 원인도 결국 근로환경과 임금 격차에 있다. 청년층이 쉬는 이유로 ‘원하는 일자리를 찾기 어려워서’(32.5%)를 꼽고 있는 것도 그런 이유일 것이다. 노·사·정이 머리를 맞대 풀어야 할 사안이다. 젊은 층이 선호하고 잘하는 신산업 분야에서 좋을 일자리를 많이 만들어야 함은 물론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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