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9일 경기 안성시 소재 사찰인 칠장사에서 발생한 화재 현장에서 스님의 시신이 발견된 것과 관련해 대한불교조계종 관계자는 조계종 총무원장을 지낸 자승스님이 입적한 것으로 파악했다고 밝혔다. [연합] |
[헤럴드경제=김성훈 기자] 조계종 총무원장을 지낸 자승스님이 29일 입적했다. 현재로서는 범죄가 아니라면 극단선택을 한 것으로 추정되는 상황이라 충격을 주고 있다.
조계종에 따르면, 자승스님은 29일 경기 안성시 죽산면 칠장사 요사채(승려들이 거처하는 장소)에서 발생한 화재를 진압하던 소방대원에 의해서 법구(시신)가 발견됐다. 세수 69세. 법랍 44년.
서울 강남의 대표적인 사찰인 봉은사 회주인 자승스님은 이날 칠장사를 방문해 요사채(승려들이 거처하는 장소)에서 머문 것으로 알려졌다.
자승스님은 "검시할 필요 없다. 제가 스스로 인연을 달리할 뿐이다. CCTV에 다 녹화돼 있으니 번거롭게 하지 마시길 부탁한다"는 내용의 메모를 남긴 것으로 전해졌다. 극단 선택을 추정할 수 있는 대목이다.
불이 날 당시 요사채에 자승스님을 포함해 4명이 함께 있었다는 일각의 보도가 있었으나, 조계종은 "(CCTV를) 확인한 결과 사실과 다르며, 자승 스님께서 혼자 입적한 것으로 확인했다"고 밝혔다.
29일 오후 화재가 발생한 경기도 안성시 죽산면 칠장리 칠장사 내 요사채(승려들이 거처하는 장소)에서 소방대원들이 화재를 진압하고 있다. [연합] |
경찰은 화재에 자승 전 총무원장이 피신하지 못했거나 스스로 입적을 선택했을 가능성 등을 두루 고려해 사건 경위를 수사 중이다. 경찰은 "수사 절차상 정확한 신원 확인을 위해 국립과학수사연구원에 시신을 보내 자승 스님이 기존에 사용하신 물건과 DNA 대조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조계종 총무원장을 지내고 서울 도심 대형 사찰의 회주(큰스님)로 활동 중인 자승스님의 갑작스러운 입적에 종단은 큰 충격을 받은 모습이다. 불교는 교리상 살생을 금지하기 때문에 자살 역시 금지된다는 것이 일반적인 견해다.
자승스님은 조계종 33대와 34대 총무원장을 지낸 조계종 고위 인사다. 현재 서울 강남구 봉은사 회주를 맡고 있다.
그는 지난 2009년 55세에 역대 최고 지지율로 조계종 33대 총무원장으로 선출됐으며 2013년에는 연임에 성공했다. 2022년에 상월결사를 만든 뒤 부처의 말씀을 널리 퍼뜨리는 전법 활동에 매진해왔다. 총무원장 퇴직 후에도 왕성하게 활동하며 조계종 실세로 꼽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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