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3월 서울 조계사에서 열린 상월결사 인도순례 회향식에서 회향사하는 자승 스님 [연합] |
[헤럴드경제=이원율 기자]지난달 29일 화재로 입적한 대한불교조계종 총무원장을 지낸 자승스님의 유서가 추가 발견된 것으로 알려졌다.
현 조계종 총무원장 진우스님은 1일 자승스님의 유언서 여러 장을 전날 자승스님 거처에서 발견했다고 밝혔다.
진우스님은 이날 오전 서울 종로구 조계종 총본산 조계사 대웅전에 있는 자승스님 분향소에서 김기현 국민의힘 대표 등을 조문객을 맞이하며 이같이 말했다.
진우스님은 자승스님이 "정토 극락 니르바나의 세계, 깨달음의 세계를 항상 추구하셨기 때문에 그런 순간을 스스로 맞이하셨다고 생각한다"며 유서를 통해 짐작되는 내용을 간접적으로 설명했다.
이어 "당신(자승스님)께서는 누구보다 더 적극적으로 정법 포교에 임하셨다"며 "그럼에도 불구하고 우리 불교의 근본 목적인 해탈, 열반, 성불 깨달음의 세계에 대해 항상 그 경계선상에 계셨던 것 같다"고 했다.
진우스님은 "지금껏 나온 여러 정황상 제가 볼때는 상당기간 생각하셨던 것 같다. 다만 그 시기가 이때였다고 생각한다"고도 했다.
그러면서 "일반인은 잘 이해를 잘 못하시겠지만, 수행자 사이에서는 충분히 있는 일"이라며 "또 백척간두진일보(百尺竿頭進一步·백 자나 되는 높은 장대 위에 다달아 또 한걸음 더 나아간다), 방하착(放下着·내려놓으라는 뜻의 불교 용어) 이라는 화두가 있다"도 부연했다.
진우스님은 "상대적인 세계에서 벗어난 절대 피안의 세계로 깨달음의 성취를 하신 것 같다"며 "그 이상 그 이하, 덧붙이거나 왈가왈부할 문제는 이제 아닌 것 같다"고 덧붙였다.
이날 발언은 자승스님의 입적 경위와 동기 등을 놓고 여러 의구심이 제기되는 가운데 종교적 차원에서 이뤄진 수행자의 선택으로 봐야 한다는 견해에 무게를 싣기 위한 것으로 풀이된다.
30일 서울 한국불교역사문화기념관에서 대한불교조계종 총무원 기획실장 우봉스님이 전날 경기 안성시 죽산면 칠장사에서 화재로 입적한 자승 스님의 장례와 관련한 언론 브리핑을 하던 중 울먹이며 잠시 자리를 나서고 있다. 왼쪽에 자승스님이 남긴 열반송이 붙어 있다. [연합] |
앞서 조계종은 사고 이튿날인 지난달 30일 브리핑을 열고 자승스님이 스스로의 선택으로 분신했다는 판단을 내놓았다.
당시 조계종 대변인은 자승스님에 대해 "종단 안정과 전법도생을 발원하며 소신공양 자화장으로 모든 종도들에게 경각심을 남기셨다"고 했다.
소신공양이란 불교에서 자기 몸을 태워 부처 앞에 바치는 것을 의미한다.
국민의힘 김기현 대표 및 당 의원들이 1일 서울 종로구 조계사 대웅전에 마련된 전 조계종 총무원장 고(故) 자승스님 분향소를 찾아 조문한 뒤 조계종 현 총무원장 진우스님으로부터 감사 인사말을 듣고 있다. [연합] |
한편 이날 경기 안성경찰서는 칠장사 요사채 화재 현장에서 발견된 법구가 자승스님(69)으로 확인됐다고 밝혔다.
경찰은 국립과학수사연구원에 자승스님과 유족의 DNA를 감정한 결과 이같이 회신받았다고 설명했다.
앞서 경찰은 "화재 당시 요사채에는 자승스님 외에 다른 출입자는 없는 것으로 확인됐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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