효모·유산균 등 인체에 유용한 균 분리
hy중앙연구소 직접 산부인과 조산소 찾기도
유산균을 연구하고 있는 hy중앙연구소 연구원[hy제공] |
[헤럴드경제=박병국 기자]“신생아 분변 기저귀 쫌 얻어 갈 수 있을까요?”
신생아 ‘똥’(분변)이 식품회사의 주요 자원이라는 사실을 아는 사람은 많지 않다. 유산균을 배양해 야구르트를 만드는 hy(한국야구르트) 등의 유업 회사에서는 신생아 분변은 필수 자원이다. 아기 똥에서 장내 유용한 유산균 등의 프로바이오틱스 균을 채취할 수 있기 때문이다.
hy 중앙연구소 연구원들은 실제로 분변 채취를 위해 산부인과나 조산소 등을 찾아다녔다고 한다. 분변이 묻은 기저귀를 모으기 위해서다. 대상은 생후 7일내 신생아의 분변이다.
물론 유산균이 애기 분변에서만 나오는 것은 아니다. 한국의 젓갈 등 전통음식이나 모유 등도 프로바이오틱스의 주요한 분리원이 된다. 여기서는 유산균 외에도 효모와 대장균 등도 함께 검출된다. 프로바이오틱스는 유산균 등 장내 유용한 미생물을 뜻한다.
신생아 분변을 통한 프로바이오틱스 채취의 역사는 100년이 훌쩍 넘는다. 1889년 프랑스 파스퇴르 연구소의 앙리 티씨에(Henry Tissier)가 신생아 분변에서 유산균을 처음으로 분리한 이후 분변은 유산균 채취의 주요 분리원으로 활용됐다. 국내에도 ‘신생아 분변에서 분리한 유산균의 생화학적 특성 및 이를 활용한 발효제품의 품질특성’(단국대 2013년), 인체분변으로부터 분리한 유산균 Lactobacillus pentosus Miny-148의 생균제 특성 연구(미생물 학회, 2009년) 등 관련 논문이 많다.
앞서 언급한 중앙연구소는 1976년 설립돼 국내 프로바이오틱스의 메카로 성장했다. 특히 중앙연구소는 1995년 한국형 비피더스 균주 개발에 성공하고 균주 국산화를 이끌었다. 한국야구르트 관계자는 “타 유업 회사들이 균주를 대부분 유럽이나 미국에서 수입해 쓰는 것과 달리 hy는 비피더스 균주 개발에 성공한 유일한 회사”고 말했다.
중앙연구소에는 전국 최대 규모의 균주라이브러리가 있다. 연구원들이 수집한 균주들은 냉동상태로 보관되며 기능성 연구에 활용된다. 식품이나 인체 등에서 분리해 배양한 미생물들을 의미하는 균주 5019종을 보유하고 있다.
중앙연구소는 수집한 균주의 기능성 연구를 통해 제품을 개발했다. ‘헬리코박터 프로젝트 윌’, ‘간건강 간피로케어 쿠퍼스’, ‘MPRO4’ 등이 대표적이다. 올해만 해도 쉼 2종을 출시하며 멘탈케어 시장을 개척해 나가고 있다. 스트레스로 인한 긴장완화에 도움을 줄 수 있는 ‘스트레스케어 쉼’과 수면건강에 도움을 줄 수 있는 ‘수면케어 쉼’이다.
이철호 hy 유제품 팀장은 “아직 밝혀지지 않은 균주의 다양한 기능성을 산업화하고 제품에 적용하기 위한 연구가 활발히 진행 중이다“며 ”한국형 프로바이오틱스를 기반으로 안전하고 특화된 기능성을 지닌 프로바이오틱스를 지속적으로 발굴해 나가겠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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