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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11번가 공동대표, 직원 만나 “희망퇴직 후 구조조정 없다”
4일 본사임원회의실서 대표·노조 면담
“2025년 생존위한 고민 같이 해달라”
11번가 CI[11번가 제공]

[헤럴드경제=박병국 기자]“희망 퇴직 이후 구조조정 계획은 없다.”

지난 4일 오후 2시 서울 중구 11번가 본사 임원회의실.

하형일· 안정은 11번가 공동대표가 11번가 노동조합 관계자들이 함께 모였다. 지난 27일 회사가 사내 전산망을 통해 공개한 희망퇴직 권고 후, 회사 직원들의 사장실 항의 방문에 만들어진 자리다. 이날 면담은 1시간 30분 정도 진행됐다고 한다. 두 대표는 이날 자리에서 직원들의 ‘동요’를 최소화하는데 주력한 것으로 알려졌다. 매각과 관련한 이슈에 대해서도 말을 아낀 것으로 전해진다. 두 대표는 “생존을 위한 고민을 같이 했으면 한다” “희망 퇴직 접수 후 구조조정 계획은 없다” 등의 말을 강조한 것으로 알려졌다.

11번가는 지난달 27일 사내 공지를 통해 ‘특별퇴직 지원 프로그램’을 알렸다. 대상자는 만 35세 이상 5년 차 이상 직원이다. 총 540명 수준의 직원이 이에 해당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희망 퇴직자로 확정되면 4개월분 급여를 받고 이달 말일 자로 회사를 나가게 된다. 희망퇴직 접수는 오는 8일까지 받고 내주부터는 심사에 들어간다.

희망 퇴직 접수의 배경에는 11번가의 부진한 실적이 있다.

SK자회사인 11번가는 2008년 서비스를 시작한 후 성장을 거듭했다. 2017년에는 G마켓을 제치고 1위(총거래액 기준)가 됐다. 2020년에는 아마존과 전략적 제휴를 맺어, 11번가 회원들이 아마존 상품을 사는 것도 가능해졌다. 하지만 코로나펜데믹을 거치고 소비부진 등 경기 침체 장기화가 이어지면서 실적은 반등하지 못했다. 쿠팡 등 온라인 쇼핑 시장이 코로나19 대유행을 거치면서 크게 성장하는 것과도 대비됐다. 11번가의 영업손실은 2020년 98억원→2021년 694억원→ 2022년 1515억원으로 늘어났다. 올해 3분기 영업손실은 325억원으로 전년 대비 37억원 정도 줄였지만 아직 갈길은 멀다. “생존을 위한 고민을 같이 하자”라는 11번가 대표의 말이 나온 배경이다.

매각 문제도 얽혀 있다. SK스퀘어가 지난달 29일 열린 이사회에서 11번가 콜옵션 행사 포기를 결정하면서, 재무적투자자(FI) 컨소시엄은 SK스퀘어가 보유한 지분(80.3%)까지 함깨 매각할 수 있게 됐다. 11번가 매각 여부가 FI손에 넘어가면서 강제매각 얘기가 나오고 있다. FI는 국민연금과 새마을금고, 사모펀드 운용사 H&Q 등으로 구성됐다.

11번가 직원들은 동요하고 있다. 노조는 희망퇴직 신청이 공지되자 즉시 성명을 내고 반대의사를 분명히 했다. 특히 노조는 “경쟁력을 회복할 쇄신안을 제시하라”고 회사에 요구하며, “적극적인 소통”을 주문했다. 일부 직원들 사이에서는 이번 희망 퇴직 신청과 매각이 관련 있는 것 아니냐는 얘기도 떠돈다.

이에 대해 11번가 측은 “매각과 희망퇴직은 전혀 관계가 없다”고 선을 그었다. 한시적 프로그램으로 11번가 이후 다음 진로를 준비하는 구성원을 지원하기 위한 목적이라는 것이다.

11번가 관계자는 “희망퇴직은 11번가와 구성원 모두가 지속적인 성장과 생존을 위한 효율적인 방안을 제시하는 것”이라며 “이번 프로그램으로 보다 효율적인 조직과 견고한 인적 구성을 이루게 될 것을 기대한다”고 말했다.

cook@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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