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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백화점 사은품에서 처음 등장한 루돌프?!…크리스마스에 대한 '황당한 진실' [북적book적]
[123rf]

[헤럴드경제=신소연 기자]해마다 12월이 되면 남녀노소 구분 없이 설레는 마음으로 크리스마스를 기다린다. 집안 거실에 크리스마스 트리를 꾸미고, 햐안 턱수염에 빨간 옷을 입은 산타클로스가 선물을 주길 바라며 커다란 양말을 벽에 걸어 놓는다. 크리스마스 이브에는 온 가족이 모여 선물을 주고 받고, 칠면조와 같은 고기 요리를 먹으며 축제를 즐긴다.

흔히 크리스마스 하면 떠오르는 이같은 풍경들이 유서 깊은 전통에서 비롯된 것이 아니라 어떤 풍자작가의 비아냥이나 유명 백화점의 상술에 시작됐다면 어떨까. 영국의 베스트셀러 작가 마크 포사이스는 그의 신작 ‘크리스마스는 왜?’를 통해 우리가 크리스마스에 대해 갖고 있던 온갖 통념들을 산산이 부숴버린다.

저자는 우선 ‘크리스마스의 상징’이라 할 수 있는 산타가 처음부터 북극에 사는 하얀 수염의 배불뚝이 할아버지가 아니었다고 말한다. 산타의 기원은 270년 전후 튀르키예 파타라에서 태어난 니콜라스라는 인물이다. 부유한 귀족 가문에서 태어난 그는 평생 결혼하지 않고 주변 사람들을 도우며 살아 성인으로 추앙됐다. 산타의 원래 모습은 이웃집 할아버지와 같은 푸근함 보다는 주교복을 입은 성인(聖人)의 이미지가 강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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심지어 초기 산타는 썰매가 아니라 마차에다 선물을 싣고, 순록이 아닌 말을 끌고 다녔다. 하지만 미국의 풍자작가 워싱턴 어빙이 당시 뉴욕 사람들을 조롱하려고 쓴 패러디 역사서 ‘뉴욕의 역사, 세계의 시작부터 네덜란드 왕조의 종말’에서 순록이 끄는 썰매를 탄 산타의 이미지를 만들어냈다. 하늘을 나는 썰매를 탄 배불뚝이 할아버지가 아이들이 모두 자는 늦은 밤 굴뚝을 타고 내려와 큰 양말에 선물을 넣어두고 간다니 얼마나 황당한 상상인가. 당시 어빙은 뉴욕 사람들이 좋아하는 크리스마스를 비웃으려고 산타 주변의 이야기를 지어냈지만, 결과적으로 그가 크리스마스 이미지의 원형을 직접 만들게 된 셈이다.

반짝이는 코로 곤경에 처한 산타를 도왔던 루돌프는 사실 시카고 소재 몽고메리 워드 백화점의 고객 사은품인 색칠용 그림책에서 처음 등장했다. 루돌프의 집도 산타가 1869년 북극으로 이사하면서 같이 옮겨갔다. 당시 우편제도가 발달하면서 아이들이 산타에게 편지를 쓰기 시작했는데, 당시 어른들은 산타의 집을 ‘주소가 특정되지 않는’ 북극으로 정하는 ‘극적인 합의(?)’를 봤다는 게 저자의 설명이다. 다만 관광 산업을 키우려고 미국 뉴욕주 노스폴이나 그린란드, 핀란드의 로바니에미 등에서 산타의 집을 가져오기 위해 치열한 경쟁을 벌였다는 웃픈 이야기도 있다.

저자는 또 크리스마스가 12월25일이 된 과정도 다소 황당하다고 지적한다. 보통 크리스마스는 예수가 태어난 날이라고 알고 있지만, 사실 그 누구도 예수가 언제 태어났는지 모른다. 성경에 관련 기록이 없기 때문이다. 하지만 성 키프리아누스는 245년 저서 ‘부활절 계산에 관하여’를 통해 객관적인 근거 없이 예수가 하나님이 태양을 만든 3월28일에 이 땅에 왔고, 마리아가 잉태한 기간 등을 고려해 예수의 생일을 12월25일로 계산했다. 이 내용은 325년 니케아 공의회에서 확정되면서 12월25일이 크리스마스로 공표됐다. 예수가 태어난 후 수 백년이 지나서야 크리스마스가 시작된 것이다.

이처럼 크리스마스가 유구한 전통이 아니라 최근 누군가의 비아냥이나 상술, 상상력에 의해 만들어졌다고 해도 실망하기엔 이르다. 중요한 것은 전통이 무엇인지가 아니라 그런 전통이 존재하고, 크리스마스와 같은 시간이 우리의 삶에 반드시 필요하다는 점이라는 게 저자의 주장이다.

“크리스마스에 대한 진실을 모두 알아버려도 우리가 바보 같은 짓을 계속 하는 이유는 트리를 꾸미고, 사랑하는 이에게 건낼 편지를 쓰며, 잠든 아이의 머리맡에 선물을 두고 몰래 빠져나오는 등의 시간이 우리에게 반드시 필요하기 때문이다.”

크리스마스는 왜?/마크 포사이스 지음·오수원 옮김/비아북

carrier@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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