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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영국에 상륙한 K-컬처...11개월간 ‘코리아시즌’ 대장정 마무리
조성진·안은미·김설진·김희천
각종 공연·전시로 韓문화 교류
‘제20회 에르메스재단 미술상’을 수상한 김희천 작가가 영국에서 진행한 첫 전시 ‘더블 포저(Double Poser)’전. 김작가의 전시는 ‘2023 코리아시즌’의 대미를 장식했다. [문화체육관광부 제공]

‘코리안 인베이전(Korean Invasion)’이 시작됐다. 피아니스트 조성진부터 현대 무용가 안은미·김설진, 작가 김희천까지.... 영국에 상륙한 K-컬처가 하나의 문화 현상이 됐다.

7일 문화체육관광부와 한국국제문화교류진흥원에 따르면, 2월 시작한 ‘2023 코리아시즌’이 김희천 작가의 ‘더블 포저(Double Poser)’ 전시(1월 7일까지·런던 헤이워드 갤러리)를 끝으로 마무리된다.

장장 11개월 간 이어진 ‘코리아시즌’은 어느 때보다 높아진 한국 문화에 대한 관심을 증명했다.

‘코리아시즌’은 2015년 한국인 최초로 ‘쇼팽 국제 피아노 콩쿠르’에서 우승한 피아니스트 조성진의 리사이틀로 출발했다. ‘클래식 스타’ 조성진은 영국에서도 2000석 만석을 기록했고, 현지 유력 일간지 옵저버(The Observer)에서 선정한 ‘금주의 하이라이트’, 클래식 전문 매체 바흐트랙(Bachtrack)의 최상위 별점(5점)을 받는 등 극찬이 쏟아졌다.

지난 5월엔 피아니스트 김선욱과 런던 심포니 오케스트라와의 협연 공연이 바비칸 센터 전석을 채웠다. 캐서린 맥도웰(Kathryn McDowell) 런던 심포니 오케스트라 대표는 “한국이 낳은 월드 클래스 음악인들이 세계 클래식 음악계를 선도하고 있다”고 감탄했다.

코리아시즌은 다양한 장르를 망라했다. 8월 4일부터 27일까지 열린 제76회 ‘에든버러 인터내셔널 페스티벌’에선 한국 작품을 집중적으로 소개하는 ‘포커스 온 코리아(Focus on Korea, 한국 특집주간)’가 마련됐다. 열흘 동안 5개 작품, 8회 공연에 총 6500여 명의 관람객이 찾아 K-컬처의 정수를 만났다. 국립창극단의 ‘트로이의 여인들’, KBS교향악단과 첼리스트 한재민의 협연 무대는 까다로운 영국 평론가들에게 5점 만점의 평점을 받았다.

특히 화제가 된 공연은 안무가 김설진과 현대 무용가 안은미의 무대였다.

세계적인 현대 무용단 ‘피핑톰(The Company: Peeping Tom)’ 소속인 김설진이 이끄는 ‘무버(Mover)’는 유럽 최대 규모의 힙합 댄스 페스티벌에 참가하며 투어를 시작, 14일 간 9개 도시에서 약 1만4000여명의 관객을 만났다. 김설진 예술감독은 “영국인들이 한국 댄스에 대해 지대한 관심을 가지고 있다”며 “수준 높은 댄서들을 양성하는 교육 시스템과 한국 문화에 대한 선호도가 높다는 것을 확인했다”고 말했다.

‘현대무용계의 스타’인 안은미는 지난 9월 바비칸 센터와 맨체스터 라우리 극장에서 ‘드래곤즈(Dragons)’를 올리며 전석 매진을 기록했다. 안은미 예술감독은 “이번 코리아시즌 사업은 예술성과 대중성을 겸비한 한국의 순수예술을 확장시킨 계기”라고 돌아봤다. 이 공연을 통해 안은미의 2024 영국 투어가 약 10여개 논의 중이다.

‘제20회 에르메스재단 미술상’을 수상한 김희천 작가는 영국에서 처음으로 전시를 열고 있다. 헤이워드 갤러리에선 세계적인 설치미술가 양혜규 이후 개최된 두 번째 한국 작가의 전시다.

헤이워드 갤러리 한나 마틴은 “(김희천 작가는) 현실과 게임 세계 사이의 경계를 모호하게 하며, 그들이 어떻게 한데 어우러지는 지에 초점을 두고 있다”며 “‘게임 엔진’을 활용한 작품은 이전에 많이 접하지 못한 시도이기에 관람객이 어떤 반응을 보일지 매우 기대가 된다”고 말했다.

이번 코리아시즌 동안엔 문화예술 교류를 비롯해 한국예술종합학교, 서강대 아트 & 테크놀로지 지식융합대학, 런던 웨스트민스터 대학교 현대미술 연구센터와 만나 ‘아티스틱 리서치(Artistic Research)’를 주제로 한 프로그램을 진행, 미래 세대를 위한 인적 교류도 이어갔다.

김도연 한국국제문화교류진흥원 교류기획부장은 “한 해 동안 영국 현지에서 K-컬처에 대한 높은 관심을 실감할 수 있었다”며 “에든버러 페스티벌, 테이트모던, 헤이워드 갤러리, 르 꼬르동 블루 런던 캠퍼스, 바비칸 센터 등 영국 내 문화를 선도하는 대표적인 기관과 연계해 시너지가 높았다”고 말했다. 고승희 기자

shee@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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