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공예창작지원센터 청년작가들
[헤럴드경제=함영훈 기자] 공예에도 친환경 시대가 현실화했다. 지난 14일, 서울 코엑스에서 개막한 2023 공예트렌드페어에서 서울공예창작지원센터 큐브(센터장 이정석, 이하 큐브)가 꾸민 ‘서울 크래프트 큐브(Seoul Craft CUBE)’ 부스가 오픈했다.
‘서울 크래프트 큐브’는 기업들의 지속가능한 경영철학으로 떠오른 ESG를 주제로 삼고 그 중에서도 환경을 의미하는 E(Environment)에 주목했다.
나무의 자취_김민선 (사진=서울공예창작지원센터 제공) |
큐브 소속 회원작가(큐버) 10명이 참여하여 완성한 23점의 작품은, 공예에서 필연적으로 사용되는 다양한 천연 자원의 고갈 문제에 대한 공예인으로서의 고민과 지속적인 사용에 대한 염원을 전하고 추후 일부 작품의 판매 수익금은 환경보호단체에 기금을 후원하기 위해 제작되었다.
14일에는 공예트렌드페어 비즈니스데이가 함께 열려 ESG 경영을 실천 중인 기업, 기관 등의 관계자들을 초청하여 뜨거운 관심을 받았으며, 부쩍 높아진 K-공예와 환경에 대한 관람객들의 관심에 부응했다.
On a tightrope_임제운 (사진=서울공예창작지원센터 제공) |
서울 크래프트 큐브는 세 가지의 섹션으로 구성된 전시를 선보인다.
빙하를 뜻하는 GLACIERS 섹션에서는, 지구온난화로 인한 북극 해빙의 구체적 형태를 1979년과 2018년 4월, 9월로 나누어 수치나 면적으로만 제시되었던 빙하의 감소량을 한국 전통 소재인 '한지'와 '옻'으로 표현한 작품(Glacier 1979, 2018)을 만날 수 있다.
큐브의 지속가능성에 대한 염원을 담은 ‘CRAFT ESG PROJECT’ 섹션에서는, 서울공예창작지원센터의 회원(큐버) 8명의 자연보존에 대한 화두를 담은 공예작품을 선보인다. 큐버 대상 멘토 프로그램인 ‘공예살롱’을 통해 작품 내용과 메시지를 구체화하고 큐브의 공예 전문장비 및 전문 인력과 함께 공예의 사회적 기여를 높이기 위한 작품을 제작했다.
전시작을 살펴보면, ▷김민선은 런던 하이드 파크의 죽은 나무에서 영감을 받아 그 흔적을 기억하여 나무 기둥을 섬유로 표현(나무의 자취)했으며, ▷박민주는 서식지 파괴로 터전을 잃어가고 있는 마운틴고릴라 가족을 통해 보호자이자 파괴자인 인간의 양면성을 은유적으로 표현(Refuge-e-e)했고, ▷임제운은 자연과 삶의 터전이 점차 사라지는 모습을 녹아내리는 빙산 위에서 외줄을 타는 곰으로 묘사(On a tightrope)해 해학을 더했다.
박민주는 서식지 파괴로 터전을 잃어가고 있는 마운틴고릴라 가족을 통해 보호자이자 파괴자인 인간의 양면성을 은유적으로 표현했다. |
이어 ▷최유정은 사라지는 야생동물의 발자국을 수천 년 시간을 버티는 옻칠 위에 새겨 생태계의 위기가 늦춰지기를 기원하는 마음을 작품(Tracks of Animal)에 담았고 ▷전형호는 산업현장이나 공사장, 가구 등에서 쉽게 버려지는 폐목재를 의식하여 운송용 파렛트를 해체하고 재조립하여 새로운 작품(Untitled)으로 탄생시켰으며, ▷김미혜는 인간들의 벌목으로 살 곳을 잃어 멸종 위기에 처한 호랑이(Lost Habitats)를 통해 자연 파괴가 초래할 위기에 경종을 울린다.
또, ▷이유진은 지구온난화로 축소된 북극 면적을 바탕으로, 녹아내린 빙하와 변해가는 북극 생태의 결을 섬세하게 표현(해빙)하였고 ▷홍종찬은 기후변화와 유전자 조작에 의해 위기에 놓인 변형된 농작물을 위트 있게 표현(변형된 것들)했다.
변형된 것들_홍종찬 (사진=서울공예창작지원센터 제공) |
신진 디자이너들과 함께 꾸민 THE PLASTIC BOTTLE PROJECT 섹션에서는 ‘Save Earth Save Us‘라는 부제가 보여주듯 환경과 그 속에 사는 우리를 지키기 위한 작은 캠페인을 보여준다.
이화여대 교수이자 기획자인 구병준 PPS 대표와 4명의 디자이너가 대표 일회용기인 플라스틱 페트병 사용에 대한 사회적 인지도를 개선하기 위한 실험적인 디자인을 제안한다. 큐브 내부의 유리, 3D 프린터 등 전문 기자재와 센터 보유 인력인 테크니션의 공예기술과 디자인을 융합했다.
큐브 부스 기획과 전시를 총괄한 서울공예창작지원센터 이정석 센터장은, “공예의 소재가 되는 자연의 다양한 자원의 고갈 문제 해결과 지속적인 사용을 도모하는 이번 전시를 통해, 건강한 라이프스타일 속에서 자연소재들이 공예 산업의 발전과 더불어 더욱 지속가능하게 사용되기를 기대한다.”고 전하며, “큐브의 전시 작품은 공예에서 사용되는 천연자원에 대한 공예인의 자세를 메시지로 전달하고 일부 작품의 판매 수익금은 환경보호단체에 기금 후원하기 위해 제작되었다.”며 전시 취지를 밝혔다.
공예트렌드페어 비즈니스데이에 방문한 ESG 기업, 기관 관계자들이 서울 크래프트 큐브 부스를 관람하고 있다. (사진=서울공예창작지원센터) |
큐브 부스가 위치(공예매개관 J11)한 2023 공예트렌드페어는 오는 17일까지 코엑스 C홀에서 진행된다.
한편, 큐브는 공예 산업 관계자들을 대상으로 회원(큐버)들의 작품을 한자리에서 선보이는 ‘2023 큐브 쇼케이스’를 진행한다. ‘CUBExCUBER=CUBISM’이라는 슬로건을 걸고 오는 19일부터 20일까지 서울시 공릉동에 위치한 서울공예창작지원센터 라운지에서 열린다.
Lost Habits_김미혜 (사진=공예창작지원센터 제공) |
한편, 서울공예창작지원센터는 2024년 신규 회원 모집을 진행한다. 도자·금속·유리·목·디지털 공예 등 5개 분야에서 모집하며 회원 선발 시 큐브가 보유한 기자재 및 공간 사용과 큐브 아카데미, 공예살롱 멘토링, 큐브 쇼케이스 등의 참여 기회가 제공된다. 자세한 사항은 큐브 홈페이지(seoulcube)와 인스타그램에 나와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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