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헤럴드경제=신소연 기자]구례 화엄사에서 방문객들의 사랑을 받고 있는 각황전 옆 홍매화가 천연기념물이 된다.
25일 화엄사와 문화재청 등에 따르면, 대한불교조계종 지리산 대화엄사의 홍매화 1주가 최근 천연기념물로 지정됐다. 이번에 지정된 홍매화는 화엄사 각황전(국보) 옆에 있는 나무로, 지정 명칭은 ‘구례 화엄사 화엄매’다. 문화재청이 화엄사 내 문화재 지정구역을 확대 지정하면서 기존에 있던 천연기념물과 함께 홍매화도 천연기념물이 됐다.
이번에 홍매화가 천연기념물로 지정되면서 화엄사는 천연기념물을 3점이나 확보하게 됐다. 앞서 화엄사는 지난 1962년 지장암 옆 올벚나무 1주가 천연기념물이 된데 이어 2007년에는 길상암 앞 들매화 1주도 천연기념물로 보호하고 있다. 화엄사는 천연기념물 외에 국보 5점, 보물 9점 등의 문화유산을 보유 중이다.
[대한불교조계종 지리산 대화엄사 제공] |
화엄사 홍매화가 천연기념물이 된 이유는 이미 천연기념물로 지정된 순천 선암사 선암매, 강릉 오죽헌 율곡매, 장성 백양사 고불매, 구례 화엄사 들매화 등 4대 매화와 달리 검붉은 꽃을 피우는데다 두 줄기가 꼬인 나무 형태로 보호해야 할 학술적 가치가 있기 때문이다. 이와 함께 화엄사의 또 다른 대표 볼꺼리인 들매화가 4주 중 1주만 남든 등 고사하면서 홍매화 역시 상호보완적 보호 관리가 시급하다고 판단한 것으로 전해졌다.
화엄사 홍매화는 조선 숙종(1674∼1720) 때 각황전 옆에 심어진 것으로 알려져 있다. 이에 화엄매 외에 ‘각황매’라는 별칭이 있다. 또 다른 홍매화보다 꽃 색깔이 붉다 못해 검붉다고 해 흑매화(黑梅花)로도 불린다. 각황전 삼존불인 아미타불, 석가모니, 다보불 등을 표기해 ‘삼목불’이라고도 불렸다.
화엄사는 홍매화의 수(樹)량을 늘리기 위해 다른 곳에도 씨를 심어봤지만, 각황전 옆을 제외한 다른 장소에서는 제대로 자라지 않은 것으로 알려졌다.
[대한불교조계종 지리산 대화엄사 제공] |
주지 덕문 스님은 “화엄사 홍매화는 자태도 아름답지만 300여 년 동안 피고 지고를 거듭하며 많은 위안과 감동을 준 국민과 함께한 나무”라며 “홍매화의 맑고 청아한 기운이 화엄사를 방문하는 국민들에게 전해져 힘들고 지친 마음을 위로받았으면 한다”고 말했다.
한편 화엄사 홍매화가 꽃을 피우는 3월 초중순이 되면 전국에서 그 아름다운 자태를 보려고 관광객들이 몰려든다. 매년 화엄사는 이 시기에 홍매화 사진 찍기 대회를 개최하는데, 올해는 3월11일∼4월6일에 열린다.
carrier@heraldcorp.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