식이섬유 부족·아침 걸러도 악영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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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헤럴드경제=육성연 기자] 바쁜 아침에는 정해진 메뉴를 유지하기 쉬워 혈당 관리에 나쁜 식습관이 반복될 수 있다. 특히 정제된 탄수화물을 많이 섭취하는 아침은 혈당 수치를 올리는 요인이다. 아침 식탁에 오르는 시리얼이나 흰 식빵, 베이글, 잼 등이 대표적이다.
강재헌 강북삼성병원 가정의학과 교수는 “설탕이 많은 빵과 시리얼 등 정제 탄수화물로 아침식사를 하면 혈중 인슐린이 상승해 하루종일 탄수화물이 당기기 쉽다”며 “특히 이런 식습관은 혈당 조절을 방해할 수 있다”고 경고했다.
과일주스만 마시는 것도 건강한 방법은 아니다. 과일주스는 과일이 갈리는 과정에서 식이섬유가 줄어든다. 또 당분은 액체 상태일 때 우리 몸에서 흡수 속도가 빨라져 혈당을 더 급하게 올린다. 설탕이나 시럽이 들어간 과일주스는 더 그렇다. 100% 과일주스라도 체중 증가에 영향을 미칠 수 있다는 연구도 있다. 지난 17일 미국의사협회 소아과학저널(JAMA Pediatrics)에 실린 캐나다 토론토대학교 연구진의 실험에서는 매일 100% 과일주스를 마시는 것이 체중 증가와 관련이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아침에 과일을 먹는다면 ‘껍질째’로 ‘씹어먹는’ 것이 가장 좋다.
식이섬유가 부족한 아침 식사도 좋지 않다. ‘정제 탄수화물+지방’으로만 구성된 아침 메뉴는 혈당 관리에서 제일 먼저 피해야 할 구성이다. 식이섬유는 혈당 관리의 핵심 영양소다. 탄수화물 흡수를 지연시키고 혈당 상승을 억제하므로 충분하게 섭취하는 것이 좋다. 영양학자들은 ‘통곡물빵+샐러드’ 또는 ‘현미+나물’처럼 정제되지 않은 탄수화물과 채소의 조합을 권한다.
아예 아침을 먹지 않는다면 어떨까? 전문가들은 이 역시 혈당 조절에 이롭지 않다고 분석한다. 강재헌 교수는 “잠을 자는 10시간~12시간 동안 공복 상태가 유지되므로 아침엔 혈당 수치가 낮아진다”며 “이런 상태에서 아침을 거르면 혈당이 너무 떨어질 수 있다”고 했다. 이어 “허기가 생겨 점심에 과식하게 되면 낮아진 혈당이 급하게 올라간다”며 “허기와 폭식이 반복되면 혈당 상승과 비만으로 이어질 수 있다”고 덧붙였다. 지난 2017년 아침을 자주 거르면 공복 혈당 장애 위험이 1.3배 올라간다는 연세대 세브란스병원 가정의학과 연구진의 논문이 발표되기도 했다.
반면 아침과 점심에 하루 섭취 열량의 대부분을 먹으면, 혈당 문제를 개선할 수 있다는 연구 결과도 있다. 지난해 6월 미국 뉴욕대학교 랑곤 헬스 조앤 브루노 박사팀이 미국 내분비학회 연례 회의에서 발표한 연구에 따르면 오후 1시까지 하루 열량의 80%를 섭취한 그룹은 오후 4시 이후 열량의 50%를 섭취하는 일반적인 식사 그룹보다 혈당 수치 변화의 폭이 작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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