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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나솔’18기,광수의 도돌이 대화방식&영숙의 영수 포기[서병기 연예톡톡]

[헤럴드경제 = 서병기 선임기자]‘나는 SOLO’ 18기가 7일 끝났다. 영호♥정숙의 ‘한 커플 탄생’은 별 이슈가 되지 못했다. 이 커플 이야기는 지고지순과는 거리가 멀다. 의자왕 영호, 배신자 영호, 그리고 마지막 직진 영호로 정숙에게 갔다.

18기 이슈는 두 가지다. 하나는 광수의 일방적 소통스타일이 로맨스 파국을 낳았다는 점이고, 또 하나는 영숙이 비록 늦었지만 최애인 영수에게 선택을 받고도 최종선택을 포기해 의아함과 충격을 안겼다는 점이다.

광수는 영자 말고 다른 여자를 찾아 좋은 사랑을 하시라고 말하기 전, 전해주고 싶은 말이 있다. 일방적 대화(소통)가 아닌 양방향 대화(소통)법 부터 먼저 익히고 연애 시장에 나가라고 말하고 싶다. 광수가 자신의 스타일을 그대로 고수하다가는 영자가 아닌 어떤 다른 여성도 감당하기가 힘들 것 같다.

여자한테 아무리 멋있는 이벤트를 열어줘도 상대가 피곤해서 거의 자고 있는데, 플러팅의 따발총을 쏘고 있다면 그 효과가 나겠는가? 광수는 와인 주안상을 준비한 후 영자 말은 거의 듣지 않고 자신의 말만 이어갔다. 한 문장으로 할 수 있는 말을 5~10개 문장으로 얘기했다.

최종선택 전날, 영자와 위기의 데이트를 마친 광수는 “(영자와) 대화를 잘했다”는 후기를 다른 솔로남들에게 전했다. 반면, 영자는 옥순에게 “(광수가) 너무 자기 얘기만 계속한다. 원래 저런 성격이면 안 맞을 것 같아”라고 하소연했다.

이 차이를 전혀 모르는 광수는 장문의 편지와 주안상을 준비해 영자를 찾아갔다. 그러나 영자는 물론, 모든 솔로녀들이 쪽잠으로 체력을 충전 중이었다. 그럼에도 광수는 계속 영자를 기다렸고, 얼마 후 영자는 비몽사몽간에 광수가 앉아 있는 여자 거실로 내려왔다. 영자와 마주한 광수는 미리 써온 편지와 종이 장미꽃을 바치면서 “영자님을 만난 건 행운”이라고 ‘고백 공격’을 했다. 무려 3장에 걸친 편지를 전해주고, 설명을 길게 했다. 겨우 광수를 돌려보낸 영자는 편지를 읽었으나, 지겨워하고 부담스러운 눈빛을 보였다.

아무도 잠들 수 없는 마지막 밤이 깊어가는 가운데, 영자는 고민 끝에 광수를 불러냈다. 이어 “솔직히 대화가 안 통한다는 느낌을 받았다”고 말했다. 광수는 “빌드업도 없이 그렇게 말하면 무슨 말인지 모르겠다”라면서 “마치 내가 나쁜 사람이 된 것 같다”고 ‘급발진’했다.

영자는 “나쁜 사람이라는 말이 아니다. 내가 너무 빌드업 없이 막 던져서 미안하다”라고 광수를 달랬다. 그럼에도 광수는 영자가 자신의 사투리를 교정하길 바라는 듯한 멘트를 해서 속상했던 이야기를 꺼냈고, 영자는 “내가 그런 의도가 아니었다고 말하는 데도, 본인은 자기가 맞다고 얘기하는 거잖아. 바로 이런 게 대화가 안 통하는 게 아닐까?”라며 언성을 높였다.

영자와 끝없는 평행선을 달리던 광수는 “내가 지금 너한테 무슨 짓을 한 거냐고”라고 괴로워하다가 ‘빼꼼’ 영자를 훔쳐보며 기분을 살폈고, 한없이 차가워진 영자는 “가서 머리 좀 식히시고 하시라고”라며 날선 태도를 보였다. 광수는 “잠깐만”이라며 버티다 “오늘은 그냥 갈게”라고 대화를 간신히 마무리했다. 영자는 그대로 방으로 올라가 버렸고, 광수는 “망했네 C”라고 읊조렸다.(광수의 수가 다 읽혀져 버렸다.)

이 대목에서는 리뷰할 필요조차 못 느낄 정도다. 두 사람은 빨리 헤어져야 한다. 이제 이 장면에서는 광수가 걱정이 된다. 거의 호러물 전단계까지 찍었으니. 다른 여성을 만나기도 쉽지 않을 거라는 느낌이 든다. 광수에게 진정 어린 조언을 해주고싶다. 연애 이전에 눈치와 소통법부터 챙기시라.

최종선택에서 광수는 “제 삶의 기록에서 반드시 형광펜을 그어놓고 앞으로도 기억하고 싶은 분에게 최종 선택을 하겠다”며 영자를 선택했다. 하지만 영자는 최종 선택을 하지 않았다.

이후 영자는 제작진과의 인터뷰에서 “소통이 전혀 안됐다”며 “광수님과 예쁜 성을 쌓고 있다고 생각했는데 파도 한 번에 부서진 느낌”이라고 밝혔다. 영자의 선택을 받지 못한 광수는 “예상했다”면서도 “기록들이 쌓이다 보면 언젠가는 진짜 주인공이 나타나지 않을까”라고 담담하게 선문답 같은 말을 했다.

또 하나는 18기 최고의 인기남 영수의 빈손 귀향이다. 의자왕이 빈집왕이 된 순간이다. 현숙과 영숙의 집중 대시를 받을 때까지만 해도 영수는 행복했을 것이다. 하지만 언제까지 50대 50이라고 할 것인가?

인생은 선택의 연속이다. 타이밍도 매우 중요하다. 두 여성을 쉽게 포기 하지 못한 나머지 결국 둘 다 놓치고 말았다. 타이밍 조절을 잘 못했기 때문이다. 자신의 타이밍만 조절하면 안된다. 연애에도 기회비용은 발생함을 알고 한 기회의 선택으로 나머지 기회들에 대한 포기도 할 줄 알아야 한다.

영수는 상철과 대화를 마친 영숙을 불러내, “이제는 50:50이 아니다”라고 이야기했다. 그러나 영숙은 확실한 답을 요구했고, 그럼에도 영수가 마지막까지 명확한 표현을 안 하자, “너무 고구마다”라며 서운해 했다. 반면 영수는 제작진과의 인터뷰에서는 “영숙님을 최종 선택해야하지 않을까. 앞으로는 영숙에게 마음을 표현하겠다”고 말했다.

영수는 최종선택일 아침에야 영숙을 불러내 드라이브를 했다. 영수는 “준비할 게 없어서 의미를 부여해봤다”며 ‘데이트 선택’에 사용했던 시든 꽃다발을 영숙에게 건넸다. 영숙은 “태어나서 시든 꽃은 처음 받아본다”며 당황스러워 했다. 이에 영수는 첫인상 선택에서 영숙에게 줬던 2행시를 다시 쓴 편지를 선물했고, “이제 꽃을 바꿔 가져가야 해”라고 한 뒤, 트렁크에서 새 꽃다발을 꺼냈다. 시든 꽃부터 새 꽃까지 빌드업한 영수의 ‘폭스급’ 이벤트에 영숙은 “묵직한 한방이 있네”라며 환히 웃었다.

최종선택에서 영수는 “제가 우유부단한 점도 있고, 죄송한 분도, 고마운 분도 있다”며 영숙에게 직진했다. 그러나 영숙은 최종 선택을 포기해 모두를 깜짝 놀라게 만들었고, 영수 역시 어안이 벙벙한 표정을 지었다.

영숙은 “제가 듣고싶었던 말을 듣는 그런 시간, 타이밍이 있잖아요. 이거 하나는 잡고 있었는데, 딱 끊겨버린 저죠. 끊겨버리니까 뭔가 다시 불씨가 달아오를 때까지 시간이 오래 걸리니까. 근데 그 다음날이 최종선택이 있는 오늘이고, 그래서 그랬던 것 같아요”라고 인터뷰했다.

영수는 “영숙이 마음의 변화가 있었는데, 제가 그것을 알아채지 못한 게 아닐까요. 아쉬움은 있는데 선택의 결과니까”라며 영숙의 선택을 존중했다.

마지막으로, 옥순의 선택에 대해 한마디 하고 싶다. 옥순이가 영식을 선택하지 않는 것은 전적으로 옥순의 자유다. 하지만 혹시 영식의 순수한 마음을 다치게 하지 않았을까 하는 걱정이 든다. 옥순이 소방관인 영식의 연봉도 얘기할 수 있지만 방송 프로그램인 만큼 조금 조심했어야 하지 않을까. 오히려 옥순은 영숙 대변인을 자처해 영수를 공격하고, 상철까지 어장관리 당한 느낌을 받게 하는 멘트를 하는 등 오지랖을 보였다.

영식은 최종 선택을 앞두고 망설이는 듯한 옥순에게 “내가 맞춰 가겠다. 내일 올라갈 때, 차에서도 얘기하고 싶은 게 많다”라고 다시 한번 호감을 어필했다. 하지만 옥순은 최종 선택에 대한 속마음을 밝히지 않아, 영식의 속을 태웠다.

‘최종 선택’에서 영식은 “전 이제 소방관으로 현장으로 돌아가겠다”고 소회를 밝힌 뒤, 이변 없이 옥순을 선택했다. 그러나 옥순은 한참을 오열하다 최종 선택을 포기했다. 옥순의 반전에 영식도 눈물을 쏟았다.

기자는 이런 우려가 현실로 나타날 것 같아 옥순의 태도에 대한 오지랖의 기사를 쓴 적이 있다.〈'나솔' 18기 옥순 님에게는 미안하지만…살짝 희망고문처럼 느껴져서[서병기 연예톡톡]〉 옥순은 등장부터 진정성을 의심할만한 모든 요소들을 다 갖추고 있었다. 리사를 닮은 외모를 지닌 전직 배우에서 음식점을 경영하는 자영업자, 그리고 인플루언스. 누가 봐도 '연프'에 출연하면 '제사'보다는 '젯밥'에 관심이 많을 것 같았다.

하지만 섣불리 옥순의 진정성을 의심하는 것도 옳지 않다. 그런데 돌아가는 상황을 보니 영식에게 희망고문하는 듯한 느낌이 살짝 들었다.

연예인이라고 선입견을 가지고 바라볼 필요는 없다. 걸그룹 베스티 출신인 다혜는 '환승연애3'에서 연습생 시절부터 13년간 동진과 연애를 했다고 밝혔지만, 그 진정성을 인정받았다.

이제 잘 생긴 소방관 아저씨 영식의 진정성은 TV를 시청하던 다른 여성들이 알아줄 듯 하다.

wp@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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