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벅은 2023년 신제품 32%가 디카페인
공간 혁신으로 공략…반려동물 식음매장도
[헤럴드경제=박병국·김벼리 기자] 커피전문점이 바뀌고 있다. 비대면이 일상화됐던 코로나19를 거치며 ‘헬시 플레저’가 대세로 떠오르면서다. 디카페인 커피를 찾는 이들이 늘고, 커피숍에서 차를 마시는 사람도 늘었다. 이제 소비자는 맛은 기본, 색다른 경험을 원한다. 커피전문점이 공간 혁신에 나서는 배경이다.
변화의 시작은 커피의 다양화다. ‘디카페인’ 음료를 잇달아 내놓으며 최근 소비 트렌드에 대응하고 있다. 업계에 따르면 스타벅스가 지난 한 해 동안 출시한 신제품 중 32종 중 카페인이 없는 음료는 11종(34%)이었다. 스타벅스는 올해 6종의 음료를 새로 출시했는데 이 가운데 핑크 폼 딸기 라떼, 리프레싱 자몽 캐모마일 티, 화이트 타로 라떼 등 3종이 디카페인 음료였다. 특히 스타벅스에서는 고객의 요구에 따라 에스프레소가 들어간 모든 음료를 디카페인으로 주문할 수 있다.
이디야 역시 디카페인 커피 라인업을 확대하고 있다. 이디야는 2020년 첫 출시 당시 콜드브루 커피 6종에만 디카페인을 적용했다. 작년부터는 에스프레소 제품에도 적용하면서 20종으로 늘었다. 디카페인 원두는 원두에 포함된 카페인을 90% 이상 없앤 것이다.
업계 관계자는 “다양한 소비자들의 요구에 맞추지 않으면 도태될 수밖에 없다”면서 “특히 건강을 생각하는 이들이 늘면서 디카페인과 논커피 음료 수요가 증가하고 있다”고 전했다.
디카페인 커피의 판매 비중도 늘었다. 스타벅스의 지난해 디카페인 커피 매출 비중은 9.3%로 코로나19 전이었던 2019년(6.6%)보다 증가했다. 할리스의 디카페인 매출 비중은 2022년 3%에서 2023년 4%까지 늘었다. 할리스는 2021년 4월 디카페인 커피를 처음 출시했다. 던킨의 경우 디카페인 커피가 전체 커피 매출의 12%를 차지할 만큼 비중이 높다. 숫자 자체는 미미하지만, 전체 판매량을 고려하면 유의미하다는 것이 종사자들의 공통된 반응이다.
서울 청량리에 있는 스타박스 경동1960점. [스타벅스 제공] |
커피전문점에서 만년 조연이었던 차도 이제 주연급으로 올라섰다. 스타벅스에서 2019년 6%의 매출 비중을 보였던 차 메뉴는 지난해 10%로 크게 뛰었다. 지난 7일 서울 중구의 한 스타벅스에서 만난 30대 홍모 씨는 “건강을 생각해야 한다는 생각을 가지면서 고르는 메뉴도 달라졌다”면서 “당이 적게 들어간 음료를 시키거나 주로 차를 마시게 됐다”고 했다.
이디야도 2023년도 차 매출 비중이 전년보다 2%포인트 늘었다. 할리스는 최근 2년간 평균 매출 신장률이 18%에 달할 정도로 차 판매량이 늘었다. 업계 관계자는 “수요가 증가하면서 디카페인 커피와 차의 품질이 좋아지고 그 종류 또한 다양해지고 있다”고 전했다.
변화는 메뉴에서 끝나지 않는다. 커피전문점은 이제 ‘경험’을 강조한 공간으로 매장을 꾸미고 있다. 코로나19로 발길이 줄었던 때가 있었지만, 엔데믹 이후 직장인과 학생 소비자가 많아지면서 달라진 풍경이다. ‘뷰(view)’ 특화 매장이 생기는가 하면, 전시공간이 있는 매장도 입소문을 탔다.
‘공간 혁명’을 주도하는 건 역시 자본력이 탄탄한 대형 커피전문점들이다. 지난해 10월 문을 연 스타벅스 더제주송당파크R는 한라산 뷰와 제주의 돌 공원 인테리어를 반영했다. 해당 매장에는 전시장도 있다. 할리스는 뷰 특화매장인 북한산DI점, 양평북한강DI점, 제주도두해안DT점을 개점했다. 할리스 종각역점은 ‘스마트 오피스’ 콘셉트다. 반려동물을 데리고 출입할 수 있는 커피매장도 늘고 있다.
업계 관계자는 “최근에는 카페가 단순히 휴식의 공간을 넘어 거리와 관계없이 일부러 찾아가는 ‘제3의 공간’으로 개념이 바뀌고 있다”며 “브랜드만의 차별화되고 고객 경험을 극대화할 수 있는 공간 창출이 브랜드의 주요 경쟁력 중 하나가 되고 있다”고 말했다.
이달 경북 구미에 문을 연할리스 ‘구미오태DT점’. 이 매장은 드라이브 스루가 가능하다. [할리스 제공]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