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로베이스원 [지니뮤직, 웨이크원 제공] |
[헤럴드경제=고승희 기자] K-컬처를 이끄는 CJ ENM이 마침내 긴 터널을 빠져나와 두 분기 연속 실적을 냈다.
CJ ENM은 작년 연결 기준 2023년 4분기 매출 1조 2596억원, 영업이익 587억원을 기록했다고 지난 7일 공시했다. 영업손실은 146억원으로, 회사의 전신인 CJ오쇼핑과 CJ E&M이 2018년 합병한 이래 첫 적자를 기록했다.
콘텐츠 업계와 증권가에선 CJ ENM이 예상보다 빠르게 부진에서 탈출했다고 보고 있다. 지난해 1·2분기 부진으로 인해 연간 실적 부진은 예견됐으며, 하반기 들어 눈에 띄는 수익 회복을 기록했다.
CJ ENM은 작년 1분기에 티빙 등 미디어플랫폼 부문이 343억원으로 가장 큰 손실을 냈고, 2분기에는 영화·드라마 부문이 311억원의 손실을 기록했다.
‘더 문’과 ‘외계+인’ 1부 등 CJ ENM이 배급한 대작 영화들이 흥행에 참패했고, tvN 드라마 대부분이 시청률이 좋지 않았다. 미국 작가 파업 여파로 스튜디오 ‘피프스시즌’의 콘텐츠 유통이 막힌 것도 악재로 작용했다.
심지어 실적으로 지난해 말에는 ‘tvN이 구조조정으로 100명 이상을 감원했다’는 내용의 지라시(정보지)가 유통되는 등 위기설이 돌기도 했다.
하반기는 상황이 달라졌다. 작년 3분기에는영업손실을 기록할 것이라는 컨센서스(실적 전망치 평균)와 달리 74억원의 영업이익을 기록했고, 4분기엔 587억원의 영업이익을 거뒀다. 4분기 영업이익은 침체가 시작됐던 2022년 4분기(66억원)와 비교하면 787.7% 급증한 성적이다. 일회성 비용 때문에 부진했던 2021년 4분기(296억원)보다도 개선됐다.
분야별로 살펴보면 영화·드라마 부문(영업손실 53억원)을 제외한 다른 분야는 흑자를 기록했다.
2023 마마 어워즈[CJ ENM 제공] |
음악 부문의 성과가 크다. 음악 부문은 자체 아티스트의 선전과 라이브 투어와 콘서트 확대로 사상 최대 영업이익을 기록했다. 4분기 매출액은 전년 대비 증가한 2567억원, 영업이익은 354억원으로 집계됐다.
데뷔 앨범부터 2개 앨범 연속으로 ‘더블 밀리언셀러’를 달성한 제로베이스원(ZEROBASEONE)의 미니 2집은 200만 장의 판매고를 올렸다. 일본 기반의 보이그룹으로 성장한 JO1은 일본 교세라돔 콘서트를 시작으로 상해·자카르타·대만 등 아시아 투어를 성공적으로 마쳤다. 지난해 일본 도쿄돔에서 열린 ‘2023 마마 어워즈(2023 MAMA AWARDS’는 역대 최다 관객을 모았다.
커머스 부문은 TV와 모바일, 모바일 라이브커머스를 유기적으로 결합한 원플랫폼 전략을 통해 신상품 단독 론칭 채널로 유의미한 실적을 달성했다.
미디어플랫폼 부문은 4분기에 23억원의 영업이익을 냈다. 티빙이 작년 하반기에 드라마 ‘운수 오진 날’과 ‘이재, 곧 죽습니다’가 연달아 호평받고 해외 콘텐츠 판매도 순조로웠기 때문이다.
CJ ENM은 2024년에도 핵심 분야의 ‘수익성 강화’를 통해 이익 턴어라운드에 속도를 내겠다는 계획이다. 콘텐츠 제작 강화, 오리지널 앵커IP 발굴을 통해 ‘콘텐츠 명가’로의 입지를 되찾겠다는 각오다. 음악사업에선 신규 걸그룹을 론칭으로 글로벌 무대로 확대한다. 티빙은 국내 OTT 최초로 광고형 요금제(AVOD)를 도입, 비즈니스 모델 다각화를 구축한다.
피프스시즌도 글로벌 제작과 유통을 확대할 예정이다. 애플TV+의 ‘세브란스(Severance) 시즌2’와 훌루(Hulu)의 ‘나인 퍼펙트 스트레인저스(Nine Perfect Strangers) 시즌2’ 등 인기가 검증된 시즌제 드라마의 후속 시리즈를 시작으로 영화와 다큐멘터리 등 올 한해 25편 이상을 딜리버리해 외형 성장 및 수익성 확대를 본격화한다는 방침이다.
커머스 부문은 2024년 모바일 중심의 원플랫폼 2.0 전략을 실행하며 대형 브랜드사와의 협업 확대를 통해 신상품 첫 론칭 채널로서 입지를 공고히 하겠다는 계획이다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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