tvN 드라마 '슬기로운 의사생활' |
[헤럴드경제=김성훈 기자] "대리수술도 하고 마취된 여성환자 희롱하고, 이젠 이런 드라마로 이미지세탁 안먹힘. 언젠가는 피부미용할 전공의 생활.", "목숨 담보로 파업하는 의사들 미화", "여기 전공의들도 곧 집단 사직서 제출하시겠죠?" - 드라마 '언젠가는 슬기로울 전공의생활'을 예고하는 유튜브 영상에 달린 댓글들.
의사들이 의대 증원 정책에 반발해 집단행동에 나서고 이로 인한 의료 공백 사태에 여론이 악화하면서 방영을 앞둔 tvN의 드라마 '언젠가는 슬기로울 전공의생활'(이하 '슬전생')에 불똥이 튀고 있다. '슬전생'은 전공의들의 병원 생활을 소재로 한 드라마로, 몇해전 방송돼 인기를 얻었던 '슬기로운 의사생활'('슬의생') 시리즈의 스핀오프(파생작)다.
tvN은 지난 8일 '슬전생'을 예고하는 '율제 이즈 커밍 백 순(IS COMING BACK SOON)'이라는 제목의 15초짜리 짧은 영상을 게재했다.
영상이 올라온 뒤 이 영상에는 드라마에 대한 기대감을 표하는 댓글이 주를 이뤘지만, 의사들의 집단행동이 본격화된 이후부터는 의사들을 비판하는 내용이 대부분이다.
일부 댓글은 집단행동을 나서는 의사들을 언급하며 드라마가 의사들을 미화하고 있다고 지적했고, 다른 댓글은 '드라마 방영 타이밍이 너무 안 좋다'며 동정하는 반응도 있었다.
'슬전생'의 전작인 '슬기로운 의사생활(슬의생)' 시리즈는 조정석, 정경호, 유연석 등의 배우가 율제병원 전문의를 연기했고 2020년 시즌1, 2021년 시즌 2가 방송됐다. 따뜻한 심성을 지난 의사들의 모습을 그리며 각각 16%와 14%의 높은 시청률을 기록할 정도로 큰 인기를 얻었다.
이에 고윤정이 주연을 맡은 스핀오프 제작이 결정됐지만, 의대 증원 갈등에 발목이 잡히는 모양새다. 단순히 의사들의 집단행동만이 문제가 아니라 일부 의사들의 안하무인격으로 막말을 한 사실까지 알려지면서 의사들에 대한 시선은 악화될 대로 악화된 상태다.
MBC ‘100분토론’에서는 의사 측 인사로 나온 이동욱 경기도의사회장이 "반에서 20~30등 하는 의사를 국민이 원하지 않는다"고 말해 지탄을 받았고, 좌훈정 서울시의사회 정책이사는 한 집회에서 박민수 보건복지부 차관을 향해 반말로 "(의대 증원은)데이트 몇 번 했다고 성폭력해도 된다는 이야기와 똑같잖아. 인마. 너는 인생을 그렇게 살았을지 몰라도 의사들은 그렇게 살지 않았어"라고 말해 논란을 일으켰다.
이에 드라마를 향한 부정적인 시각도 계속될 가능성이 있다는 지적이 나온다.
tvN도 당장 '슬전생' 홍보에 나서기보다는 일단 의료 공백 사태의 추이를 지켜보기로 하고 아직 방송 시기를 확정하지 않고 있다. 드라마 편성은 '올해 상반기'로 예정돼 있을 뿐이지만, 상황에 따라서는 늦춰질 가능성도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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