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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K-미술도 ‘팬덤 시대’…YG도 아트페어 진출한다
아트 레이블 사업 본격화
순수미술·대중과 접점 확대
내달 5일까지 서울 한남동 뉴스프링프로젝트 갤러리에서 YG플러스의 첫 전시이자 그룹전인 ‘하우스 오브 테이스트’(House of Taste)가 진행된다. 참여 작가 모습. [YG플러스 제공]

[헤럴드경제=이정아 기자] 미술계에도 ‘매니지먼트 시대’가 열렸다. YG엔터테인먼트의 자회사 YG플러스가 국내 엔터테인먼트 회사로서는 처음으로 아트 레이블 사업을 시작하면서다. 순수 미술이 가지고 있는 진입 장벽을 낮춰 대중과의 접점을 넓혀가겠다는 취지다.

그 중심에는 그간 YG가 축적한 ‘팬덤 전략’이 있다. YG가 가진 ‘K-팝의 성공 방정식’을 음악계를 넘어 미술계로 확장하겠다는 시도다.

서울 한남동 뉴스프링스프로젝트 갤러리는 지난 22일부터 ‘취향의 집(House of Taste)’으로 변신했다. 전시 참여 작가는 김미영, 문승지, 보킴, 백하나, 오재훈, 이악크래프트(전현지), 정수영, 채지민 등 8인. 1980~1990년대생 작가들이 한데 모여 연 그룹전은 공간 별로 구획을 나눠 서로 다른 작가들의 작품을 둘러보게 하는 기존 갤러리의 보수적인 전시 방식과 확연히 달랐다.

오재환 작가의 패브릭 작업 가구 소품과 김미영 작가의 회화 작품이 한데 어울려 전시된 모습. [YG플러스 제공]

회화, 도예, 가구디자인, 공예 등 장르를 넘나든 작가들의 작품이 한 공간에서 서로 어우러져 조화를 이룬다는 점이 이색적이었다. 예컨대 오재환 작가가 패브릭을 덧대는 방식으로 작업한 의자와 조명 너머로 김미영 작가가 그린 캔버스 작품이 걸렸다. 주방 테이블 위에 올려진 접시는 전현지 작가가 공예 디자인을 하고, 정수영 작가가 자신만의 색감으로 그림을 그려 넣은 작품이다. 갤러리 전시임에도 편하게 둘러볼 수 있는 팝업스토어에 놀러온 듯한 느낌이 드는 이유다. 실제로 전시 오프닝 당일에만 20~30대 관람객 200여 명이 몰리면서 북새통을 이뤘다.

전시 구성만이 아니다. 이번 그룹전은 작가 면면만 봐도 상업 브랜드 협업과 순수 미술을 넘나든다. 2018년 아트바젤 홍콩 개인전 당시 품절 작가로 이름을 올린 채지민 작가, 갤러리 BHAK 전속 작가인 보킴 작가, 이화익 갤러리에서 전시를 연 김미영 작가 등이 순수 미술 영역에서 꾸준히 경력을 쌓는 작가라면, 삼성 비스포크·코스(COS) 등 브랜드와 협업한 문승지 작가는 트렌디한 가구 디자인으로 주목받는 디자이너다.

전현지 작가의 공예와 정수영 작가의 회화 협업. [YG플러스 제공]

이효정 YG플러스 이사는 “기존 미술계 틀에서 벗어나 다양한 장르의 작가들이 대중이 함께 호흡하고 소통할 수 있는 접점을 만들어나갈 계획”이라며 “지적재산권(IP) 노하우나 매니지먼트 기술을 활용해 작가들의 영향력을 키울 수 있도록 전시·MD(관련 상품)·브랜드 협업 등 새로운 구조를 만들겠다”고 말했다. 대중성과 예술성 사이 미묘한 ‘경계’를 탐색하며 브랜드 포지셔닝을 공고히 다지겠다는 의미로 풀이된다.

YG플러스가 새롭게 영입한 전속 작가는 백하나, 오재훈 작가다. YG플러스는 작가 영입을 점차 늘리면서 관람객과 소통할 수 있는 새로운 전시 공간도 마련할 방침이다. 여기에 장기적으로는 국내 대표 아트페어인 한국화랑협회의 ‘키아프’(Kiaf) 등에도 진출할 계획이다.

dsun@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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