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후 위기로 생산량 급감 여파
초콜릿 이미지[게티이미지 뱅크] |
[헤럴드경제=박병국 기자] 국제 코코아 가격이 급등하고 있다. 1년 전보다 두 배 이상이 됐다. 코코아를 원료로 초코릿 등을 만드는 국내 제과 업체들에 비상이 걸렸다.
4일 한국농수산식품유통공사(at) 식품산업통계정보 국제원료 가격 정보에 따르면 이달 1일 카카오1t(톤)당 가격은 6327달러로 직전일보다 4.9%가 올랐다. 1년 전 2775달러에 비하면 128% 오른 가격이다.
코코아의 가격이 치솟는 이유는 생산량이 급감했기 때문이다. 전 세계적으로 매년 400만t(톤) 이상의 코코아가 생산된다. 이 가운데 가나와 코트디부아르 코코아 생산량이 절반 이상을 차지한다. 지난해 심각한 가뭄을 겪으면서 코코아 생산량이 줄었다. 국제코코아기구(ICCO)는 올해 전 세계 코코아 재고량이 14만 6000t 감소할 것으로 전망했다.
가격 급등은 코코아를 원재료로 쓰는 모든 식품에 영향을 미치고 있다. 미국 제과 1위 업체는 허쉬는 지난달 8일 실적 발표 컨퍼런스콜에서 “코코아 가격이 역사적 수준에 도달했다”며 “올해 수익 성장이 제한될 것”이라고 했다.
국내 제과 업체도 직격탄을 맞았다. 국내 초콜릿 시장 1위 ‘가나초콜릿’을 제조 생산하는 롯데웰푸드는 수입처 다변화를 모색하는 등 대책 마련에 나서고 있다.
롯데웰푸드 관계자는 “코코아 재고 물량이 얼마 남지 않은 상황”이라며 “가나 등 아프리카 외에 다른 국가 코코아 수입을 알아보고 있지만, 가격이 기존보다 비싸 그마저도 쉽지 않다”고 말했다. 초코파이와 투유 등 카카오가 들어가는 제품을 생산하고 있는 오리온 관계자 역시 “현재 물량을 확보해 제품 생산에는 문제가 없다”면서도 “상황을 예의 주시하고 있다”고 말했다.
우유업계도 마찬가지다. 초코우유에 코코아 분말가루가 들어가기 때문이다. 서울우유협동조합 관계자는 “아직 코코아 가루 계약 기간이 남아 현재 영향은 없다”면서도 “다만 원재료 가격이 올라가는 만큼 상황을 예의 주시하고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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