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 대표하는 현대미술 작가 리우 예
홍콩 최고급 신축 아파트에 20여점
지난 28일 홍콩의 가장 부유한 동네인 웨스트 미드레벨 지역의 고급 아파트 ‘하이 피크’(High Peak) 6층에 열린 리우 예 전시. [홍콩=이정아 기자] |
지난 28일 홍콩의 가장 부유한 동네인 웨스트 미드레벨 지역의 고급 아파트 ‘하이 피크’(High Peak) 전경. [홍콩=이정아 기자] |
[헤럴드경제(홍콩)=이정아 기자] 지난 28일 홍콩의 가장 부유한 동네인 웨스트 미드레벨 지역의 고급 아파트 ‘하이 피크’(High Peak). 세계 최고 집값을 자랑하는 홍콩의 신축 아파트인 이곳 지상층과 6층에 중국의 현대미술을 대표하는 화가이자 높은 작품값을 자랑하는 작가 리우 예(Liu Ye)의 유화 20여 점이 걸렸다.
크리스티 홍콩이 ‘VIP’에게만 공개한 리우 예 특별 전시로, 초대를 받은 손꼽히는 슈퍼컬렉터들이 아시아 최대 아트페어인 ‘아트바젤 홍콩’ 기간 동안 이곳을 조용히 방문했다.
리우 예 작품이 집안 곳곳에 걸린 하이 피크는 지난해 9월부터 입주가 시작된 120평(6층 기준) 아파트로, 시세만 약 400억원에 달한다. 1평당 무려 약 3억3000만원이다. 크리스티는 리우 예 전시를 위해 그동안 경매를 통해 판매한 전 세계 곳곳의 리우 예 작품의 소장자를 직접 찾았다. 작가의 카탈로그에 가장 처음으로 실린 초기 작품부터 10년 넘게 제작한 대작까지. 현실과 허구를 혼동하게 만드는 리우 예의 동화적인 작품세계가 크리스티의 저력으로 기획 전시된 것이 특히 눈에 띈다.
지난 28일 홍콩의 가장 부유한 동네인 웨스트 미드레벨 지역의 고급 아파트 ‘하이 피크’(High Peak) 지상층에 걸린 리우 예 작품. [홍콩=이정아 기자] |
지난 28일 홍콩의 가장 부유한 동네인 웨스트 미드레벨 지역의 고급 아파트 ‘하이 피크’(High Peak) 지상층에 걸린 리우 예 작품. [홍콩=이정아 기자] |
특히 크리스티는 홍콩 시내는 물론 하버뷰가 한눈에 내려다보이는 탁 트인 전경과 함께 어린 소녀의 한 편의 성장 서사를 떠올리게 하는 큐레이팅으로 작품의 의미를 더했다.
예컨대 침실에 걸린 ‘Little Painter’(2009~2010년작)는 크리스티 홍콩이 2022년 12월 7812만홍콩달러에 판매한 작품으로, 앳된 모습의 여자아이가 뚱한 표정으로 캐릭터 ‘미피’를 그리고 있다. 이어 다른 방 벽의 한 켠에는 연약해 보이는 소녀가 검은 눈가리개를 착용한 채 우아하게 서 있다. 이는 크리스티 홍콩이 2020년 12월 1945만홍콩달러에 판매한 작품 ‘Composition with Black, White and Grey’(2006년작)다.
지난 28일 홍콩의 가장 부유한 동네인 웨스트 미드레벨 지역의 고급 아파트 ‘하이 피크’(High Peak) 지상층에 걸린 리우 예 작품. [홍콩=이정아 기자] |
지난 28일 홍콩의 가장 부유한 동네인 웨스트 미드레벨 지역의 고급 아파트 ‘하이 피크’(High Peak) 지상층에 걸린 리우 예 작품. [홍콩=이정아 기자] |
지난 28일 홍콩의 가장 부유한 동네인 웨스트 미드레벨 지역의 고급 아파트 ‘하이 피크’(High Peak) 6층에 걸린 리우 예 작품. [홍콩=이정아 기자] |
“내 그림에는 추상적이고 싶은 욕구와 의미를 전달하기 위해 실제적인 것을 차용해야 하는 욕구 사이의 긴장감이 있습니다.” 리우 예가 언급한 것처럼, 실제 그의 그림 속에는 ‘중국’이라는 작가의 문화적 뿌리와 귀여운 캐릭터 ‘미피’를 빌려와 표현한 화면이 모호한 꿈처럼 충돌한 지점들을 발견할 수 있다. 그림 속 아이의 표정도 환영인지, 경계인지, 실제인지 알 수 없다. 허무하면서도 무한한 분위기가 읽히는 이유다.
지난 28일 홍콩의 가장 부유한 동네인 웨스트 미드레벨 지역의 고급 아파트 ‘하이 피크’(High Peak) 6층에 걸린 리우 예 작품. [홍콩=이정아 기자] |
지난 28일 홍콩의 가장 부유한 동네인 웨스트 미드레벨 지역의 고급 아파트 ‘하이 피크’(High Peak) 6층에 걸린 리우 예 작품. [홍콩=이정아 기자] |
특히 리우 예는 피에트 몬드리안에 대한 존경심이 각별했다. 이를 보여주듯 6층 거실 제일 넓은 벽에는 리우 예의 ‘Mondrian in London’(2001년작)이 걸렸는데, 이는 2020년 7월 10일 크리스티 홍콩 경매에서 약 2292만5000홍콩달러에 낙찰된 작품이다. 그림 속에는 몬드리안의 유명한 추상화인 ‘Composition II with Red Blue and Yellow’(1930년작)이 담겼다. 다른 방 한 켠에는 12월 2일 크리스티 홍콩 경매에서 약 1465만홍콩달러에 낙찰된 ‘Woman Reading’(2003년작)도 걸렸다. 해당 그림 속에서도 숙녀가 아이가 카탈로그로 발간된 몬드리안의 추상화를 바라보고 있다.
한편 이날 헤럴드경제와 만난 재키 호 크리스티 홍콩 수석부사장은 “앞으로도 미술관급 수준의 수준 높은 작품들로 특별 전시를 기획할 예정”이라고 말했다.
지난 28일 홍콩의 가장 부유한 동네인 웨스트 미드레벨 지역의 고급 아파트 ‘하이 피크’(High Peak) 6층에 열린 리우 예 전시. [홍콩=이정아 기자] |
dsun@heraldcorp.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