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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헤럴드광장] 균형발전을 위한 도시재생 혁신정책의 방향

2014년부터 시행된 도시재생정책이 실질적인 주거환경의 개선을 목표로 새로운 방향 전환을 시도하고 있다. 정부는 지난 3월 19일 ‘도시 공간·거주·품격 3대 혁신방안’을 발표하였다. 이로써 도시재생사업은 기존의 도시재생선도사업과 도시재생뉴딜사업에 이어서 현정부의 지역특화재생과 경제거점 형성 그리고 새로운 도시재생 혁신사업으로 추진하게 되었다.

지난 10여년의 도시재생이 거점시설 조성과 공동체 프로그램 중심이었다면, 이제는 ‘뉴:빌리지’ 사업을 통하여 전면재개발이 어려운 노후 저층주거지에 아파트와 같이 양호한 주거환경을 갖춘 부담가능한 서민주택(affordable housing)을 공급하고, 도심내 노후된 시설을 문화예술 대표공간으로 재생하여 도시의 품격을 높이는 방향으로 개편한다는 것이다. 즉, 주거재생과 문화재생을 중심으로 노후도심의 경쟁력을 강화하고 도시활력을 회복하기 위한 실용적 재생사업으로 전환하고자 하는 것이다.

기존 도시재생정책이 시행된 10여년간 우리나라의 도시정책 여건은 엄청난 변화를 겪어왔다. 전 세계적 산업구조 전환과 국제정세 변화에 따라 지방도시의 기반산업이 급격하게 해체되었고, 합계출생율이 0.7대를 기록하여 본격적인 인구감소시대에 접어들었으며, 전국 100여개의 지자체가 인구소멸위기에 직면하고 있는 실정이다. 수도권 집중도는 ‘19년에 이미 50%를 넘어서더니, 여전히 지방의 인구를 블랙홀처럼 빨아들이고 있다. 이러한 도시정책 환경이 급변하는 상황에서, 기존 도시재생사업이 대도시의 노후 주거지와 지방도시의 원도심을 혁신하는데 한계가 있었던 것도 사실이다.

따라서 사업성 부족과 건축 규제 등으로 인하여 재건축·재개발에서 제외되고 주택정비가 어려워 주거재생에서 소외된 소규모 노후주거지역의 단독·연립주택의 주거환경을 개선하고, 문화·예술 공간이 부족하여 유동인구가 감소하고 도심 공동화 현상이 가속화되는 구도심의 노후 공간을 문화예술로 재구성하여 도시 활력을 적극적으로 제고할 필요성이 제기된 상황이다.

이에 따라 도시재생을 좁은 개념인 수복형정비(rehabilitation)과 리모델링(remodeling) 그리고 단순한 보존·복원(conservation & restoration)에만 한정하지 않고, 보다 넓은 의미로 자율주택정비와 도시정비를 포함한 적극적 도시재생으로 추진해야 할 시점이다.

광의의 도시재생사업은 시간이 흘러가고 시대가 변할수록 지속적으로 사업수요가 증가하고 있으며, 도시의 구조와 기능을 첨단AI의 시대에 맞게 도시공간의 경쟁력 강화와 도시구조를 개편해야만 하는 도시혁신사업이다. 이것이 미국 볼티모어 이너하버 재생사업, 영국 런던의 도크랜드 재생사업을 시작으로 21세기에 이르기까지 선진국에서 광범위하고 지속적으로 추진되고 있는 혁신적인 도시재생사업이다.

이번에 제시된 도시재생 혁신 방안은 현정부의 정책방향을 담은 국가 도시재생기본방침을 보다 구체화, 사업화하려는 정책적 노력이라는 측면에서 긍정적이라 할 수 있을 것이다.

아무쪼록 도시재생정책 10년의 경험과 새로운 도시재생 혁신방안을 바탕으로 개편된 도시재생정책이 지방도시의 재생수요를 효과적으로 충족시킬 수 있는 균형발전 전략의 일환으로 거듭나기를 기대해 본다.

김항집 한국도시재생학회 회장 광주대 교수

hwshin@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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