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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헤럴드경제(광주)=서인주 기자] 보도방 업주들 간 세력다툼이 결국 칼부림 살인으로 이어지면서 지역사회에 파문이 일고 있다. 특히 상무지구를 넘어 광주의 새로운 핫플레이스로 주목받고 있는 첨단상권은 살인사건 발생 후 이미지 실추 등의 우려에 처했다.
7일 경찰과 광주지역 유흥업계에 따르면 전날 살인 및 살인미수 혐의로 경찰에 긴급체포된 김모(58) 씨는 광주 주요 번화가인 첨단지구에서 유흥업소에 접객원을 공급하는 '보도방'을 운영해왔다.
첨단지구는 2000년을 전후로 조성된 광주의 신도심 가운데 가장 먼저 쇠퇴기를 겪었으나, 최근 몇 년 사이 빠른 속도로 상권 부활을 맞았다.
침체했던 상권이 되살아나자 유흥업소 접객원 수요도 급증했고, 이는 보도방 업계 내부의 신구 세대 간 이권 다툼으로 이어졌다.
쇠퇴기에도 첨단지구 상권을 지켰던 기존 보도방 업주들 중심에 김씨가 있었고, 김씨의 흉기에 숨지거나 다친 A씨 등 40대 남성 2명은 첨단지구 상권 부활 이후 등장한 보도방 업주들의 구심점에 서 있었다.
A씨 등은 기존에 영역을 구축한 보도방 업주들뿐만 아니라 첨단지구 유흥업소와도 알력 다툼을 벌였다.
공급이 수요를 따라가지 못하는 상황을 바탕으로, 손님이 붐비는 시간대 다른 업소보다 빨리 접객원을 공급받아야 하는 입장에서 최근 이곳 유흥업소는 보도방과의 관계에서 '을'의 위치로 옮겨갔다.
유흥업소 업주들이 자체적으로 접객원을 고용하며 세를 규합하자, A씨 등 보도방 후발 세대는 '보건증 검사 요구 112 신고' 또는 '업소 앞 퇴폐영업 근절 집회' 등으로 맞섰다.
이는 기존 보도방과 유흥업소의 영업 차질이라는 효과를 거두며 양측 갈등이 커졌다.
여기에 중재자로 나선 김씨는 '그 나이 먹고 지금껏 아가씨 장사나 하느냐' 등의 조롱만 당하자 분을 삭이지 못했고, A씨 등이 또 유흥업소 앞 집회를 준비하자 흉기를 휘둘렀다.
김씨의 흉기 난동에 금요일 저녁을 맞아 북적이던 첨단지구 유흥업소 밀집 거리는 행인들의 비명으로 가득 찼다.
당시 집회 관리를 준비하던 경찰은 피해자에게 손이 붙잡힌 김씨로부터 흉기를 빼앗고 현장에서 그를 체포했지만, 결국 1명이 죽고 1명은 크게 다친 사고는 막지 못했다.
김씨는 "살해할 의도까지는 없었다"고 주장하면서도 경찰 조사에서 혐의 대부분을 인정했다.
경찰은 김씨에 대해 구속영장을 신청할 방침이다.
또 번화가 한복판에서 예정된 집회를 앞두고 이해 당사자 간 칼부림으로 2명의 사상자가 발생한 경위를 분석하며 범죄 예방 정책의 보완점이 있는지 살펴보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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