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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헤럴드경제(광주)=서인주 기자] 법원이 이중분양 사기사건과 관련 광주시 동구 지산동 지역주택조합에 80% 책임이 있다고 판결했다.
광주지법 민사4부(부장판사 김양섭)는 A(77)씨가 지산 지주택을 상대로 제기한 부당이득금 반환 소송 항소심에서 쌍방의 항소를 기각하고 ‘계약금의 80%를 반환하라’는 1심의 판결을 유지했다고 13일 밝혔다.
A씨는 지난 2018년 8월 31일 주택 홍보관에서 조합원 모집대행사 직원 B씨에게 안내받고 지산지주택 조합원 가입계약서를 작성했다.
이어 B씨가 지정한 ‘지산동지역주택조합 추진위원회’(추진위)명의 계좌로 총 4600여만원을 이체하고 ‘계약금 입금확인서’를 교부받았다.
하지만 지산 지주택 업무대행사를 실제 운영하던 추진위 위원장이 다른 이들과 공모해 분양가의 10%를 할인하는 조건으로 신탁회사 계좌가 아닌 추진위 계좌 등으로 분양대금을 받는 등의 방법으로 이중분양 사기 범행을 저질렀다는 사실이 알려졌다.
A씨는 자신이 배정받은 아파트에 선분양자가 있다는 등의 이유로 조합원으로 인정받지 못하자 지산 지주택을 상대로 계약금 반환 소송을 제기했다.
지산 지주택 측은 조합가입계약서상 분담금 입금계좌로 입금하지 경우 모든 불이익은 조합가입자가 부담한다고 명시돼 있다는 점 등을 들어 반환의무가 없다고 주장했다.
1심 재판부는 “업무대행사와 모집대행사는 지산 지주택의 전신인 추진위와 업무대행용역을 체결했고 지산지주택이 계약을 그대로 승계했고, 정상적인 조합원 모집계약도 이들을 통해 맺어진 점 등을 보면 지산 지주택은 이중분양이 이뤄지고 있는지 확인할 감독권이 있음에도 이를 게을리 했다”며 배상의무가 있다고 봤다.
이어 “A씨가 계약서상 지정된 신탁회사의 계좌가 아닌 다른 계좌로 이체한 것은 과실로 볼수 있다”면서도 “고령의 A씨가 추진위와 지산지주택이 별개의 단체라는 점을 알기 쉽지 않고 이중분양 계약 체결 장소도 주택 홍보관 인점을 보면 중과실로는 보이지 않아 지산 지주택의 책임을 80%로 제한한다”고 설명했다.
항소심 재판부도 “A씨의 부당이득 반환 청구의 이유는 인정되고 1심의 결론을 배척할 만한 다른 사정은 보이지 않는다”고 항소 기각의 이유를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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