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대부터 고려시대, 제단과 건물지, 토기류, 청동방울 등 출토
고대 제사 유적 |
[헤럴드경제(나주)=김경민기자]고대 마한(馬韓)의 성지로 꼽히는 나주시 반남면에 위치한 자미산 정상부에서 ‘제사유적’이 발견돼 관심을 모은다.
전라남도 나주시(시장 윤병태)는 지난 20일 나주 자미산 하늘봉으로 불리는 산 북쪽 정상부(반남면 대안리 산36번지)에서 제사유적 발굴에 따른 현장 설명회를 했다고 23일 밝혔다.
설명회 현장엔 윤병태 시장과 관계 공무원, 시굴·발굴을 주관한 동서종합문화재연구원 박철원 원장, 김상태 국립나주박물관장, 이정호 동신대학교 교수 등 학계 관계자와 정홍채 반남마한유적보존회장을 비롯한 마을 주민 50여명이 참석했다.
박철원 원장은 반남 자미산 정상부 제사유적에 대한 정밀발굴조사 개요와 성과, 유적 현황 등을 공개했다.
제사유적 발굴은 전라남도 마한조사권 조사지원사업의 일환으로 지난해 12월 시굴조사에 이어 추진됐다.
발굴조사를 통해 고대부터 고려시대까지 제사를 지낸 것으로 추정되는 제단(祭壇)과 건물지, 제사에 사용된 토기류 등이 확인됐다.
제단은 돌로 둘러싸인 타원형의 토단(土壇, 흙으로 쌓은 단) 형태를 띠고 있으며 토단 위에는 제의와 관련된 나무 기둥 흔적도 발견됐다.
토단 안팎에서는 제의에 사용된 것으로 보이는 삼국시대 옹관편과 영산강유역 토기인 새발무늬토기편(조족문토기편), 통일신라시대 토기편, 고려시대 청동방울 등이 출토됐다.
출토 유물로 보아 자미산 제사터는 반남고분군이 축조되던 시기부터 통일신라시대를 거쳐 고려시대까지 계속해서 제사 장소로 사용된 것으로 추정된다.
앞서 제사유적이 위치한 자미산에서는 전남기념물인 자미산성과 토전건물지(흙벽돌로 바닥을 깐 건물지) 외 여러 건물지들이 발굴 조사된 바 있다.
이때 발굴조사에서 반남의 옛지명인 반나(내)부리(半乃夫○)가 새겨진 기와가 수습되기도 했다.
이에 반남면 주민들은 반남마한유적보존회를 주축으로 매년 자미산에서 ‘천제’와 신촌리 9호분 성묘제를 지내며 마한인의 후손으로서 역사문화를 계승해오고 있다.
김상태 국립나주박물관장은 “이번에 발굴된 제사유적은 산 정상부의 입지조건과 반남고분군, 자미산성 등 주변 유적으로 보아 삼국시대 이후 고려시대까지 이용된 종합 유적으로 매우 큰 역사적 가치를 갖는다”고 말했다.
윤병태 나주시장은 “오래전 구전으로만 전해져오던 제사유적이 오늘날 실제 모습으로 드러났다”며 “자미산 천제의 근거 확보는 물론 고대 마한의 역사와 문화의 실체를 밝히는 중요한 계기가 될 것으로 기대한다”고 말했다.
이어 “다른 제사 관련 유구나 유물을 확인하기 위한 확장조사와 더불어 학계 전문가가 참여하는 학술대회 개최 등을 통해 나주 자미산 종합유적이 국가사적으로 지정될 수 있도록 최선을 다하겠다”고 밝혔다.
kkm9971@heraldcorp.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