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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52개 미술단체 “‘이건희 기증관’ 포함 국립근대미술관 설립” 성명
송현동 부지에 들어서는 ‘이건희 기증관’. [뉴시스]

[헤럴드경제=이정아 기자] 미술계 단체들이 ‘국립 20C(근대)미술관’ 설립 운동을 지지하는 대열에 속속 참여하고 있다.

9일 국립 20C(근대)미술관을 원하는 사람들의 모임은 한국고미술협회에 이어 한국미술협회 산하 16개 지회, 158개 지부, 3개 해외 지부 및 지회와 52개 미술단체가 동참을 선언했다고 발표했다.

국립 20C(근대)미술관을 원하는 사람들의 모임은 이날 성명을 내고 “근대사 없는 현대사, 근대미술관 없는 현대미술관이라는 대한민국의 이런 비정상적 현실을 개탄한다”며 “이건희 기증관을 포함하는 국립 20C(근대)미술관 설립을 강력히 촉구한다”고 밝혔다.

성명서 전문

21세기도 벌써 4반세기를 경과하고 있는 지금 우리 대한민국은 K-컬처가 세계로 확산해 나가고 있음과 더불어 경제력 세계 10위에 걸맞은 위상을 과시하며 우리는 이를 실감하고 있습니다.

이처럼 문화예술을 포함한 전분야가 세계무대에서 놀라운 활약을 펼치고 있음에도 불구하고 국내 미술분야는 타 장르에 비해 많은 부분에서 낙후되어 있는 것이 현실입니다. 이러한 부진의 배경에는 우리미술의 근본인 근대국가, 국민국가로서의 기본인 한국문화예술사의 근간인 국립 20C(근대)미술관 하나 갖지 못한 처지가 바로 그 원인이라 할 것입니다.

근대 국민국가의 정체성과 고유성을 표상하는 국립 20C(근대)미술관의 부재는 왕정국가인 조선에서 자유민주국가, 국민국가인 대한민국으로 나아가는 과정의 부재를 의미합니다. 이는 대한민국의 국가 전체성과 고유성을 표상할 수 있는 기관인 근대미술관의 “없음”으로부터 비롯하는 일입니다.

우리 근대사가 시민혁명에 의한 근대국가의 성립과 발전이라는 일반적인 근대사를 생략하고, 대한제국의 폐망과 식민지를 경험함으로써 은폐하고 싶지만 지울 수도 없고 지워서도 안되는 시대로 인식해 온 때문은 아닌가 하는 반성도 해 봅니다. 하지만 식민지로부터 해방된 지 무려 80년이 흘렀을 뿐만 아니라 세기가 바뀐지도 어언 25년이 흘렀습니다.

따라서 우리 대한민국의 미술인들은 근대사 없는 현대사, 근대미술관 없는 현대미술관이라는 대한민국의 이런 비정상적 현실을 개탄하며 미술사의 전개에 있어서 고전-근대-현대라는 정상궤도를 회복해야 한다는 것을 그간 주장해왔고 또한 제안해 왔습니다. 그리고 때마침 고 이건희 회장 유족이 ‘이건희 컬렉션’을 기증하는 일대 사건을 계기로 다시금 불붙기 시작한 국립 20C(근대)미술관 건립을 촉구하는 운동에 뜻과 행동을 함께하면서 우리 대한민국의 미술인으로 구성된 단체들은 국립 20C(근대)미술관 건립 운동에 뜻과 행동을 같이 하고자 합니다.

이제 우리 미술인들은 국립 20C(근대)미술관 건립을 정부와 시민사회에 요구만 하지는 않을 것입니다. 향후 국립 20C(근대)미술관 건립을 위해 열과 성을 다해 그간 우리 미술인들이 제작해 온 우리 민족사를 증거하는 근대미술품 기 증운동을 통해 그 힘을 보태고자 합니다.

우리 한국미술협회 산하 지부 및 지회 해외지회와 52개 미술단체와 미술인의 주장은 단 하나입니다. 지난 7월 23일 한국미술협회와 한국예술인총엽합회, 국립근대미술관을 원하는 사람들의 모임이 함께 공동주최한 ‘국립20C(근대)미 술관 건립을 위한 세미나’에서 제안한 바 있는 이건희 기증관을 포함하는 국립 20C(근대)미술관 설립을 강력히 촉구하는 바입니다.

2024년 8월

한국미술협회 산하 16개 지회, 158개 지부, 3개 해외 지부 및 지회 한국미술 52개 단체 일동

dsun@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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