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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뺑뺑이’ 환자, 의료공백 기간 4만건 늘었다…3.3배 급증도
진선미 “의료 공백 동안 ‘뺑뺑이’ 환자 늘어…전공의 공백 메울 대책 시급”
의정갈등이 이어지고 있는 지난달 17일 오후 서울 시내 한 대학병원 응급의료센터에 진료 지연 안내문이 놓여 있다. [연합]

[헤럴드경제=안효정 기자] 전공의들이 병원을 떠나면서 촉발된 의료 공백 기간 동안 대형 병원에서 다른 의료기관으로 회송된 사례가 작년보다 4만건 이상 크게 늘어난 것으로 나타났다.

여러 병원을 전전한 환자들이 그만큼 많았다는 것으로, 전공의 공백을 메울 대책 마련이 시급하다는 지적이 나왔다.

16일 진선미 더불어민주당 의원이 보건복지부로부터 제출받은 ‘상급종합병원별 회송 현황’에 따르면 의사 집단행동 기간인 올해 2~5월 사이 상급종합병원에서 다른 병원으로 회송된 사례는 모두 28만9952건으로, 전년 동기(24만7465건) 대비 17.2%(4만2487건) 늘었다.

상급종합병원으로 갔다가 종합병원, 요양병원, 의원급 의료기관으로 옮긴 환자들이 크게 늘어난 것이다.

전공의 집단 이탈은 지난 2월 19~20일 시작돼 집계 기간 중 일부는 의료 공백 사태 이전이다. 의료 공백 기간만 따져보면 회송 환자는 더 많았을 것으로 추정된다.

회송 건수가 가장 많았던 병원은 고려대 의대 부속 구로병원으로 1만3030건의 회송이 있었다. 이는 작년 동기(3937건)의 3.3배에 달한다.

부산대병원에서도 작년 동기 대비 2.6배나 늘어난 5661건의 환자가 회송됐다.

진 의원은 “윤석열 정부의 일방적인 의대 증원 정책 추진으로 전공의 이탈이 발생하며 이 병원, 저 병원 ‘뺑뺑이’를 도는 환자가 늘어난 것”이라고 지적했다.

‘뺑뺑이’ 과정에서 환자가 숨진 사례도 이어지고 있다.

지난 7월 전북 익산에서 70대 교통사고 환자가 응급수술 병원을 찾지 못해 1시간 20여분 만에 병원에서 숨졌고, 경남 김해에서는 콘크리트 기둥에 깔린 60대 화물기사가 병원으로 이송되는 과정에서 병원 10곳을 돌며 1시간 가량 치료가 지연됐다가 사망했다.

복지부의 의사집단행동 환자 의료이용 피해신고 지원센터에 접수된 피해 신고는 849건이었다. 신고 사유 중에서는 수술지연으로 인한 피해가 490건으로 제일 많았고 진료차질 191건, 진료거절 128건. 입원지연 40건 등이었다.

진 의원은 “상급종합병원 업무공백의 피해가 환자에게 온전히 돌아가고 있는 것”이라며 “전공의 공백을 메울 방안 마련이 시급하다”고 강조했다.

an@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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