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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사설] SK 100조 에너기기업 출범에 거는 기대

SK그룹 에너지 계열사인 SK이노베이션과 SK E&S의 합병안이 27일 양 사 임시 주주총회를 통과하면서 11월 1일이면 자산 100조 원 규모의 합병법인이 공식적으로 출범하게 된다. 1999년 SK E&S가 SK이노베이션에서 분할돼 도시가스 지주회사로 홀로 선지 25년만에 다시 합치게 됐다. SK이노베이션과 SK E&S는 지난달 17일 각각 이사회를 열고 양 사 합병 비율 1 대 1.1917417의 합병 안건을 의결했다. 합병법인은 총자산 104조7120억 원(6월 말 기준), 연 매출 88조 원(지난해 기준)의 거대 에너지 기업이 된다. 자산 규모는 아시아·태평양 지역 내 민간 에너지 기업 중 최대이고, 재계 순위 7위인 한화그룹(올해 기준 112조 원)의 뒤를 잇는다.

지금 세계 에너지 메이저들은 몸집 키우기를 통한 투자 재원 확보와 친환경 저탄소, 디지털화라는 미래 시장에 대비하고 있다. 엑손모빌이 셰일오일 시추업체 파이오니어 내추럴 리소스를 인수(595억 달러)한 것이나, 셰브론이 석유탐사기업인 헤스 코퍼레이션을 인수(530억 달러)한 것은 규모의 경제를 통한 경쟁력 확보가 목적이다. 동시에 엑손모빌은 CCS(탄소포집 및 저장) 기업인 덴버리를 49억 달러에, 셰브론은 신재생 연료 생산업체인 리뉴어블 에너지그룹을 31억5000만 달러에 인수하면서 탈탄소화, 디지털화라는 흐름를 주도하기 위한 경쟁을 벌이고 있다.

SK그룹의 에너지기업 합병도 이런 글로벌 추세에 능동적으로 대처하기 위한 행보라는 점에서 주목된다. SK이노베이션 계열의 원유정제, 석유화학, 배터리(SK온) 사업과 SK E&S의 LNG, 도시가스, 수소, 신재생에너지 사업이 결합하면서 에너지 포트폴리오 경쟁력이 강화될 것으로 기대된다. 원가 경쟁력과 함께 저탄소 에너지 솔루션 비즈니스를 선도할 기반이 다져지는 셈이다. 양사 임시 주총에서 외국인 주주들의 95%가 이번 합병안에 찬성표를 던지 이유일 것이다. 다만 다음달 기존 주주의 주식매수청구권 마무리, 조직 통합과 사업 재편에 따른 혼란 등은 풀어야 할 과제다.

이번 합병은 국가 에너지 안보 측면에서도 의미가 크다. 러시아-우크라이나 전쟁 이후 유럽의 에너지 수급난과 국제 에너지 가격 폭등으로 에너지 안보의 중요성을 실감했다. 민간기업이 규모의 경제로 글로벌 경쟁력을 높이고, 다각화된 에너지 포트폴리오를 확보하게 되면 글로벌 에너지 시장의 변동성이 크다해도 국가 차원의 대응력을 높일 수 있다. 아·태 최대 에너지 기업의 출범을 계기로 SK는 기업의 성과가 곧 국가의 성과라는 각오로 매진하고 정부는 규제혁파로 지원해 에너지 안보의 지평이 넓어지길 기대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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