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후위기시계
실시간 뉴스
  • EU도 텔레그램 압박…사용자 수 통계 조작 조사
DSA 위반 가능성…“사용자 수 4500만명 넘을 것”
EU “자체적으로 유럽 내 텔레그램 이용자 수 파악 중”
텔레그램 로고. [로이터]

[헤럴드경제=김영철 기자]파벨 두로프 텔레그램 최고경영자(CEO)가 프랑스에서 체포된 데 이어 유럽연합(EU)이 텔레그램의 사용자 수 통계 조작 의혹을 조사하기로 했다.

28일(현지시간) 영국 파이낸셜타임스(FT)는 EU집행위원회가 텔레그램이 정확한 사용자 수를 제공하지 않았다면서 EU 디지털서비스법(DSA)을 위반했을 가능성에 대해 조사하고 있다고 전했다.

EU는 텔레그램이 규제를 회피하기 위해 사용자 수를 낮춰 보고했을 가능성을 조사 중이다. EU 내 월간 이용자 수가 4500만명을 넘는 플랫폼은 ‘초대형 온라인 플랫폼(VLOP)’으로 지정돼 가짜·유해 콘텐츠 확산 방지를 위한 더 엄격한 규제를 받는다. 이를 위반 할 경우 전 세계 연간 매출의 최대 6%까지 과징금이 부과될 수 있다.

텔레그램은 지난 2월 유럽에서 월평균 이용자 수가 4100만명이라고 EU에 밝혔다. 이달 중 보고해야 하는 업데이트된 이용자 수는 내놓지 않았다.

EU 법률 및 데이터 전문가들은 텔레그램이 EU의 규제를 받지 않으려고 이용자 수를 4500만명 아래로 조작한 것으로 보고 있다.

토마스 레니에 EU 집행위원회 대변인은 “우리는 자체적인 시스템과 계산을 통해 텔레그램의 정확한 사용자 수를 파악할 수 있다”며 “텔레그램 측이 정확한 사용자 수를 EU에 제공하지 않았다고 판단되면, VLOP로 지정할 것”이라고 설명했다.

높은 보안성과 익명성을 앞세워 세계적인 SNS 플랫폼으로 빠르게 성장한 텔레그램은 10억명 가량의 전세계 사용자를 보유하는 것으로 알려진다. 세계 인구가 82억명임을 감안하면, 10명 가운데 약 1.2명이 텔레그램을 사용하는 셈이다. 두로프 CEO 역시 올해 초 FT에 “텔레그램의 사용자 수는 중국을 제외하곤 각 시장별로 비슷한 비율로 분포돼 있다”고 말했다.

비영리 단체인 유럽 디지털 권리센터(EDRi)의 얀 펜프라트는 “텔레그램이 VLOP로 지정되지 않더라도 대규모 사용자를 보유한 앱이라는 점에서 불투명하게 운영돼선 안 된다”고 강조했다.

한편 두로프는 24일 오후 파리 외곽 르부르제 공항에 전용기를 타고 내렸다가 프랑스 수사 당국에 체포됐다. 프랑스 파리 검찰청은 두로프의 구금이 풀린 직후 그를 자사 앱에서 아동 음란물 소지·배포, 마약 밀매, 조직 범죄 등에 공모한 혐의로 기소했다고 28일 블룸버그통신, CNN 등이 보도했다.

이 외에도 프랑스 사법부는 텔레그램을 공동 창업한 형 니콜라이 두로프에 대해서도 체포 영장을 발부한 상태다.

다만 EU는 두로프가 프랑스에서 체포된 것과 EU는 관련 없다고 선을 그었다.

토마스 레니에 EU 집행위원회 대변인은 27일 정례브리핑에서 “(체포는)프랑스 당국이 국내 형법에 따라 집행한 것”이라며 “집행위는 개별국 조사에 대해 언급하지 않는다”고 말했다. 브리핑에 배석한 에릭 마메르 수석 대변인도 “EU DSA와는 전혀 관련이 없는 사안”이라고 강조했다.

yckim6452@heraldcorp.com

연재 기사
많이 본 뉴스